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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한미FTA 파기 편지' 경제위원장이 훔쳐 없앴다"

바람아님 2018. 9. 5. 08:52

노컷뉴스 2018.09.05. 07:12

 

언론인 밥 우드워드, 책 <공포> 11일 발간 앞두고 내용 일부 WP 공개
트럼프 대통령 통제 위한 백악관 관계자들의 내막 폭로
밥 우드워드 기자가 오는 11일 발간할 예정인 책 '공포'의 표지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미국 백악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폭로한 책 <공포(Fear): 백악관 안의 트럼프> 발간을 오는 11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관련 내용이 4일(현지시간) 사본을 입수한 워싱턴포스트에 일부 공개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책에서는 한국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를 공식 파기하겠다는 편지를 완성해 책상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던 게리 콘 전 위원장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책상 위에 있던 그 편지를 훔쳐서 없애버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측근들에게 후에 말했다고 한다.

이후 콘 전 위원장은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에서 탈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슷한 행각을 벌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나프타에서 탈퇴하겠다는 편지를 작성했는데, 편지를 작성한 롭 포터 전 보좌관은 이것이 경제적, 국제관계적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 때문에 콘 전 위원장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책에 따르면 콘 전 위원장은 포터 전 보좌관에게 "내가 이것을 중지시킬 수 있다. 그의 책상에서 편지를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에 열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에 그렇게 많은 주한미군을 배치할 필요가 있는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7초 내에 감지(알래스카 기지에서는 15분 내에 감지)하기 위한 특별 정보작전에 그렇게 많은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우리는 3차 세계전쟁을 막기 위해 이것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트럼프가 회의에서 퇴장하자 매티스 장관은 측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5-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분노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만에 던포드 미 합참의장에게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계획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으로 부르며 한창 말전쟁을 벌일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에게 이것을 '지도자 대 지도자', '인간 대 인간', "나와 김의 대결'로 의지의 맞대결로 상황을 보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4월 시리아 군의 민간인 화학무기 공격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게 전화해 '그를 죽이자(Let's fu__ing kill him!)'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암살을 명령했다고 책은 쓰고 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전화를 끊은 뒤 선임 보좌관들에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며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미국 안보팀은 재래식 공습 방안을 만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 및 백악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소식통들을 인터뷰한 수 백 시간의 자료들과 메모, 문건 등을 책으로 묶었으며, 책 <공포>의 주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을 제어하고 재앙을 막기 위한 트럼프 이너서클의 은밀한 책략에 관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책에는 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쏟아놓은 신랄한 비판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켈리 실장은 한 소규모 모임에서 트럼프에 대해 "그는 멍청이(idiot)다. 그를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그는 이미 선로를 이탈했다. 우리는 미친동네(Crazytown)에 살고 있다. 우리가 여기 왜 있는지도 나는 모르겠다. 이것은 내가 맡았던 최악의 직업이다"라고 말했다.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2580@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