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18.07.11 17:33
한 소년이 원두막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다. 맑은 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 아래, 널찍한 들이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 푸른 강물이 숲을 둘러 흘러간다. 아이는 마치 원래 거기 있어왔던 것처럼, 이 고요한 풍경 속에 녹아들어 있다. 이 사진은 두바이 사진가 헤샴 알후마이드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오모 마을에서 찍은 것이다. 따갑던 해가 구름 뒤로 사라지자 한 소년이 원두막에서 책을 펴 들었고, 알후마이드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한 시인은 책 속에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이 담겨 있다고 노래했다. 소년은 지금 나무와 짚으로 엉성하게 꾸며 놓은 원두막에서 손때 묻은 책장을 넘기고 있지만, 마음속에 커다란 집을 짓고 있을 것이다. 먼 훗날, 아이가 상상하던 집이 현실 속에 완성되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 시인은 책 속에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이 담겨 있다고 노래했다. 소년은 지금 나무와 짚으로 엉성하게 꾸며 놓은 원두막에서 손때 묻은 책장을 넘기고 있지만, 마음속에 커다란 집을 짓고 있을 것이다. 먼 훗날, 아이가 상상하던 집이 현실 속에 완성되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메라 5개는 기본…삼성폰도 가세 (0) | 2018.10.20 |
---|---|
[사진기자의 '사談진談']낭중지카(囊中之camera) (0) | 2018.10.20 |
사진과 회화의 경계 무너뜨린 하와이 출신 아티스트 (0) | 2018.09.29 |
1만2800점 경쟁 뚫고 꼽힌 올해의 한국 관광사진은? (0) | 2018.09.06 |
[조용철의 마음 풍경] 길에게 묻다 (0) | 2018.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