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1.26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흔히 '나비넥타이'라 불리는 보타이(Bow-tie)는 신사들이 격식 있는 행사에 참석할 때 착용하는 액세서리다. 보타이는
가운데 매듭을 중심으로 두 개의 사다리꼴 형태가 좌우대칭을 이루어 나비 날개처럼 품격 있고 단정한 인상을 준다.
클래식 음악회나 연극 등 격식 있는 공연의 남자 진행자와 출연자는 물론, 관객들도 보타이를 매는 게 관행이다.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시의 국립극장 당선작, 부지면적: 9300㎥(약 2813평), 디자인: BIG, 2018년.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시에 건립될 예정인 국립극장의 당선작은 그런 관행을 대변하듯 보타이를 연상시키는 형태이다.
덴마크의 건축·디자인회사 'BIG'의 대표 비야케 인겔스(Bjarke Ingels)는 품격 있고 볼거리가 많은 국립극장을 지으려는
시 당국의 지침에 따라 창안한 디자인 콘셉트를 공개했다.
15개의 사선(斜線)이 새겨진 사다리꼴 구조물 두 개가 대칭을 이룬 극장의 외관은 영락없는 보타이다. 세 개의 실내공연장과
옥상 노천극장이 있으며, 건물 사이에 형성된 프리즘 모양의 광장에서는 즉흥적인 공연과 이벤트가 열린다.
건물의 양쪽 측면이 모두 유리로 마감돼 내부의 활동들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온종일 볼거리가 있다.
한쪽에서는 대형 무대의 갖가지 부대시설은 물론 천장의 단면과 기계 설비들이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반대쪽에서는 극장 로비·라운지·바·레스토랑 등을 볼 수 있다.
옥상 노천극장에서는 티라나시의 전경을 볼 수 있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소일하기에 제격이다.
티라나의 문화·행정 중심 지역인 스칸데르베그 광장의 '국립오페라'와 '국립미술관' 사이에 세워질 이 극장의
완공 시기는 미정이다.
'文學,藝術 > 디자인·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97] 움직이는 기차 플랫폼 (0) | 2018.12.10 |
---|---|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96] 갈수록 간결해지는 스타벅스 로고 (0) | 2018.12.03 |
[아무튼, 주말] 이 건물들이 서울 풍경을 바꾸고 있다 (0) | 2018.11.25 |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94] '기적의 소재'로 만든 휠체어 (0) | 2018.11.19 |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93] 사탕을 닮은 세탁 세제의 부작용 (0) | 2018.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