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2.31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제야에는 도시마다 전통이 깃든 행사가 열린다.
서울 보신각에서는 많은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33번 타종한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관중들의 60초 카운트다운에 맞추어 대형 크리스털 볼이 내려와 땅에 닿는 순간
화려한 색종이가 밤하늘을 뒤덮는 '볼 다운' 행사를 즐긴다.
네덜란드의 제야 불꽃놀이, '땅 위에 핀 불꽃 몇 송이', 2013년.
암스테르담 등 네덜란드 도시에서는 초저녁부터 곳곳에서 가족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가족의 취향에 따라 폭죽의 모양과 순서를 디자인한 작은 불꽃놀이가 12월 31일 저녁 6시부터 1월 1일 새벽 2시까지
허용되기 때문이다. 폭죽용품은 12월 28일부터 사흘 동안 허가를 받은 상점에서만 판매한다.
구입 가능 연령은 16세 이상이고, 하루 최대 구매량은 25㎏이다. 폭죽의 무게는 종류별로 20~70g이므로
경제적인 형편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가족 불꽃놀이를 디자인한다.
2017년 네덜란드 전역에서 가족 불꽃놀이를 위해 폭죽 구입에 쓴 돈이 총 6500만유로(약 831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중에서 폭죽을 사는 데 쓴 비용이 20유로(약 2만5000원)가 넘는 가구가 65%, 100유로(약 12만7000원) 이상
소비한 가구는 22%다.
하지만 안전 기준에 못 미치는 불량 폭죽 때문에 화재와 부상 등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폭발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네덜란드안전위원회'는 사고 방지를 위해 개별적인 불꽃놀이를 금지하는 대신
자정의 공식 행사를 강화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네덜란드의 유력 일간지 AD의 보도에 따르면,
15만70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불꽃놀이의 존속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4%가 찬성한다고 밝혀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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