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軍事·武器

[방위비 역청구서 내자] [1] 미국에 묶인 '5大 안보 족쇄' 풀자

바람아님 2019. 11. 22. 08:49
조선일보 2019.11.19 02:06 | 수정 2019.11.19 08:09

[방위비 역청구서 내자] [1] 원자력잠수함 보유국으로
분담금 협상은 주고받는 '교섭'… 상응하는 보상 받는 계기로
北은 SLBM 위협하는데, 우린 감시할 원자력 잠수함 개발 막혀
군사용 우라늄농축 금지한 한미협정 등 협상 테이블 올려야

미국이 기존의 5배인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 방위비 분담금 청구서를 내미는 데 대해 우리도 미국이 설정한 '안보 족쇄'를 푸는 호기(好機)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기존 방위비 협상의 틀을 뛰어넘은 만큼, 우리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합리적인 선을 넘은 증액을 요구한다면, 그에 대응하는 반대급부와 보상을 받아내자는 취지다. 본지는 미국의 파상적 방위비 인상 공세에 맞서 제시할 '5대 안보 역(逆)청구서'를 정리해 오늘부터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군과 외교가에선 당장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카드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막기 위해서는 북 잠수함 기지를 장기간 비밀리에 밀착 감시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SLBM 탑재 잠수함의 작전 범위를 '동해'로 명시한 만큼, 직접 타격권에 있는 우리 측이 자위권 차원에서도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주장할 근거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하지만 원자력잠수함 개발은 현재 '군사용 핵연료' 사용을 금지한 한·미 원자력협정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족쇄를 풀고 원자력 잠수함 개발과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문제에서 미국의 협력과 지원도 요구하자는 것이다.

800㎞로 묶인 미사일 사거리와 고체 연료 사용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는 소재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도 고체 로켓을 마음대로 쏘는데, 우리는 고체 연료 로켓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핵우산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수준의 '핵공유 협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작권 전환 이후 우리 군의 최대 숙제인 대북 감시·정찰 역량 확보를 위해 미국이 수출을 금지한 첨단 전략자산의 판매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신각수 전 외교부 1차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미국과 우리가 주고받는 '교섭'"이라며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우리 국회·국민도 납득할 만한 반대급부를 받아내야 한다"고 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도 "북한 비핵화 실패를 상정한 전술핵 재배치 등 협상 전략 차원의 플랜B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시리즈 순서〉

①원자력잠수함 보유국으로
②원자력협정 업그레이드
③미사일 제한 풀자
④핵공유 체제로
⑤첨단 전략자산 제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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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핵연료 금지' 조항에 발목잡힌 잠수함… 美, 판매·대여도 거절

조선일보 2019.11.19 03:32

[방위비 역청구서 내자] [1] 원자력 추진 잠수함, 美에 요구할 3가지
①구매·임차 - 구형 LA급 값 1조원, 10년 빌리는데 4000억 추정
②원자로 기술 지원 - 소형 원자로 제조해도 잠수함 탑재기술 필요
③핵연료 제한 해제 - 독자 건조하려면 농축 우라늄부터 확보해야

북한은 지난달 신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북극성-3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이를 탑재할 3000t급 신형 잠수함의 진수도 임박한 상황이다. 이에 맞설 대책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SLBM 잠수함을 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북 잠수함 기지 입구에서 장시간 대기하다가 출항 직후 격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래식 잠수함으로는 장기 수중 작전이 어려워 수개월간 잠항(潛航)이 가능한 원자력 잠수함이 가장 효과적 수단이다. 하지만 독자 건조는 위험 부담도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국 활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재래식 잠수함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비교
①미 핵잠수함 구매 또는 임차

미국의 핵 추진 공격용 잠수함을 구매 또는 임차(리스)하는 것은 가장 신속하고 안전하게 핵잠수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구형 로스앤젤레스급(級)은 퇴역했거나 퇴역을 앞둔 것이 적지 않아 비교적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이 지금까지 핵잠수함을 영국 등 맹방을 포함해 그 어떤 나라에도 판 적이 없다는 점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10년 이상 장기간 임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인도가 소련의 공격용 핵 추진 잠수함 찰리급과 아쿨라급을 임차했거나 임차가 진행 중인 사례가 있다. 미 LA급의 경우 도입 비용은 1조170억원, 임차 비용(10년 기준)은 4271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미국은 핵잠수함을 다른 나라에 임대한 적도 없다.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 미측에 핵잠수함의 판매 또는 임대 의사를 타진했지만 "전례가 없다"며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계기로 한·미 동맹의 '새 틀'이 논의되는 만큼 판매·임대를 미측에 다시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②핵잠용 원자로 등 기술 지원

외국 핵잠을 들여오는 게 어렵다면 직접 건조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소형 원자로를 수출할 정도로 원자로 소형화 기술을 갖췄지만 작은 함정에 원자로를 직접 탑재해본 경험은 없다. 미국으로부터 핵잠용 원자로 제작 기술과 잠수함에 원자로를 싣는 함정 최적화 기술, 핵잠수함 시운전 기술 지원 등을 받아야 국산 원자력 잠수함을 좀 더 신속하고 안전하게 건조할 수 있다.

미국 내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미국 해군 산하 해상체계사령부의 제임스 캠벨 프로그램 분석관은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한국이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핵잠수함) 기술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원자로 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의 기밀"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잠수함 탑재용 소형 원자로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본다. 김시환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원자력연구소는 2004년 핵잠수함 원자로 기본설계를 마쳤다"며 "정부가 결심하면 2년 안에 원자로를 제작해 잠수함에 장착할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③핵잠 연료인 저농축우라늄 확보

전문가들은 원자력 잠수함 독자 건조를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으로 핵연료, 즉 농축우라늄의 확보를 꼽는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농축할 수 있고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핵잠수함은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지만 프랑스는 20% 이하의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한다.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의 모델로 알려진 프랑스 신형 쉬프랑급(바라쿠다급) 공격용 핵잠수함(5300t급)은 5%가량의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로 농축하든 우리가 원자력 잠수함을 운용하려면 원자력협정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핵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원자력협정 개정엔 시간이 걸리므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해 미 대통령 행정명령 등으로 군사용 저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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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역청구서 내자] [1]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하면… 6개월간 수중 매복… 北잠수함 출항하자마자 잡는다

조선일보 2019.11.19 03:35

[방위비 역청구서 내자] [1] 원자력 추진 잠수함, 美에 요구할 3가지
일각 "北 근해서 작전, 원자력 1척 값으로 디젤 10척 만드는 게 나아"

우리 군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면 북한 잠수함 감시·추적 능력이 혁신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위성과 미(美) 잠수함에만 의존해왔던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진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디젤 잠수함은 수면 위로 스노클(잠수함 환기)을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SLBM 탑재 잠수함의 활동 구역인 신포 앞바다 등에서의 장기 작전이 어렵다. 하지만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3~6개월 잠항이 가능해 그런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잠항이 가능해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출항 전 수중 매복으로 격침하거나 추적·감시할 수 있다"고 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도입은 SLBM 탑재 잠수함 추적의 한계로 지적됐던 '속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추적용 잠수함은 SLBM 탑재 잠수함보다 1.5배 이상 속력을 내야 하는데, 원자력 잠수함은 평균 시속 37~47㎞로 수상함급 속도를 낸다. 디젤 잠수함이 11~15㎞로 운항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잠수함·잠수정 전력을 상대하는 주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전시가 되면 우리 해군은 북한 잠수함·잠수정과의 숨죽인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며 "하지만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있다면 북한 잠수함 또한 마음대로 동·서해를 활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잠수함의 크기가 커지는 것 또한 군사적 이점이다. 우리 군의 디젤 잠수함은 3000t급인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7000t급 이상이다. 무장 능력도 대폭 향상된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사거리 3100㎞의 토마호크 미사일, 하푼 대함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우리 군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할 경우 향후 SLBM을 탑재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한 '게임 체인저(군사력의 판도를 바꿀 신무기)' 역할도 할 수 있다.

다만,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우리와 가까운 북한에 가서 작전할 때는 조용한 디젤 잠수함이 낫다"며 "디젤 잠수함 10척을 만들 돈으로 1척을 만들 필요는 없고 디젤 잠수함이 많은 것이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