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30일 검찰출석을 앞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언론플레이와 지지자들을 선동하지 말고 솔직하라"고 채찍질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임종석이라면, 그리고 아무 죄가 없다면, 검찰 소환에 기꺼이 응했을 것이다"며 임 전 실장이 '검찰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불만을 터뜨린 부분을 비판했다.
◆ 문재인 정부의 검찰소환에 불응...특권층 아닌 서민이라면 꿈도 못 꿀 일
그는 임 전 실장을 향해 "공직자라면, 그 누구보다 더 성실히 법의 집행에 협조해야 한다"며 "(더구나) 그 검찰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고, 그 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총장이라는 점을 잊지 마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기회의 평등함,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을 표방하여 집권한 정부의 공직자라면, 법을 밟고 설 것이 아니라, 자기들을 뽑아준 유권자들과 똑같이 법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며 "서민들이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다는 것은 아예 꿈도 못 꿀 일이다"고 임 전 실장 행동을 비꼬았다.
이어 "그것이 이 나라에 사는 국민의 보편적 운명으로 이 보편적 운명에 예외를 인정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민주주의는 특권층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 임종석 결백하다면 자신을 드러내라....여론조작, 지지자 선동 대신 솔직해야
진 전 교수는 "임종석씨가 결백하다면, 감추려 하지 밀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빛 속에 드러내라"며 "검찰의 철저한 검증을 외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기회로 삼으라"고 점잖게 충고했다.
전날 임 전 실장의 발언을 의식한 듯 진 전 교수는 "언론 플레이로 여론을 조작하고 지지자들 선동하지 마라"고 경고하면서 "국민들, 정치인들 적당히 부패했다, 때로는 해서는 안 될 짓 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웬만한 허물은 용서해 줄 것이지만 다만, 솔직하라, 속이려 하지 마십시요"라고 한 뒤 "언제 어디서나 최선의 방책은 정직이다"는 조언을 했다.
◆ 임종석 "윤석열의 검찰은 수사 아닌 정치...윤석열, 검찰권 남용으로 국민 신뢰 잃어"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0일 출석 사실을 알리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부친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며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쫓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기획을 해서 짜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임 전 실장은 “윤 총장은 울산지검에서 검찰 스스로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덮어두었던 사건을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 청와대를 겨냥한 전혀 엉뚱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사건들을 덮어두고 거의 전적으로 이 일에만 몰두하며 별건의 별건 수사로 확대했다"고 정치적 의도에 따른 수사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검찰총장이 독단적으로 행사한 검찰권 남용이라고 규정한다”며 “윤 총장은 그 뜻을 이루기는 커녕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윤석열 총장을 겨냥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