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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셰일업체가 뇌관… 줄도산땐 제2 리먼쇼크 온다"

바람아님 2020. 3. 11. 19:49

(조선일보 2020.03.11 김은정 기자 김지섭 기자 ) 


[오늘의 세상]
12년전 美 부동산 대출부실 사태가 은행 파산·금융위기 불러
美셰일오일기업 부채비율, 투기등급보다 높아 재무구조 취약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충격이 커지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유가(油價) 급락 사태까지 겹치면서

세계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있다.


한·중·일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지는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던 투자자들은

올 초만 해도 60달러가 넘던 유가가 2개월여 만에 20달러대까지 떨어지자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한 것처럼 유가 급락이

세계경제 침체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주 전 세계에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불러온 것은 코로나 확산보다는 사우디와 러시아라는 거대 산유국의

힘겨루기로 발생한 유가 급락의 영향이 컸다. 양국 간 대립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6일 10% 넘게

떨어졌고, 9일에는 24.6%나 하락해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충격으로 지난 9일 미국 뉴욕 증시는 7%대, 유럽 주요국 증시는 7~8%대 급락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증시는 발작에

가까운 패닉을 보였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VIX) 지수'도 이날 54.46까지 치솟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VIX가 50이면 향후 한 달간 주가가 50%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VIX 지수는 지난 4일 31.99까지 내려갔다가 3거래일 만에 70.2%나 급등했다.

한국 시각 10일 오후11시 20분 현재 유가는 8%가량 오른 배럴당 33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저유가가 오래 지속되면 셰일오일 등 미국 에너지 업체들의 자금난이 불거져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1500여곳에 달하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는 지난 2년여간 이어진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저금리 덕에 이자 비용을 낮추며 외형 확장에 치중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 셰일오일 업체들의 지난해 기업 가치 대비 총부채 비율은 0.54배에 달한다.

투기 등급에 해당하는 신용 등급 'BBB' 미만의 저신용 업체 평균(0.3~0.4배)보다 훨씬 높다.

재무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유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에너지 기업들의 부실은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고 실물경제 위기로도 전이될 수 있다"며

"환율이 요동칠 것에 대비해 정부는 외환시장을 안정시켜야   하고, 코로나 피해가 집중된 업종·지역의

'흑자 도산'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유가 급락이 디플레이션을 유발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수요 급감에 저유가까지 겹치며 디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며

"파격적 통화·재정 정책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1/202003110010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