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北영변이 제2의 체르노빌?" 核전문가들 논란

바람아님 2014. 2. 17. 12:18
IHS 제인보고서 '핵재앙' 경고에 "위험 크지않아" 반론

북한이 작년 하반기 재가동에 들어간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안전성 문제가 핵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워낙 노후화돼 사고 위험성이 크고 상황에 따라 제2의 체르노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적 위험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영변 핵단지 (AP/GeoEye=연합뉴스DB)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달말 출간된 영국 군사분석기관 IHS 제인의 보고서다. 보고서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서규열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영변에는 너무나 많은 핵시설이 집중돼있다"며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세계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로 방사능이 구소련과 유럽의 많은 지역으로 확산돼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영변 5MW 원자로는 1950년대 영국에서 설계된 '마그녹스' 흑연감속로다. 주 연료는 감속재용 특수 흑연으로, 북한은 이를 자체 생산하거나 외부로부터 수입하기가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이에 따라 수십년간 사용한 흑연감속로를 재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화재가 발생해 폭발할 위험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호주 멜버른왕립기술연구소 연구원인 피터 헤이스는 보고서에서 "흑연은 불에 잘 탄다"며 "영변 흑연감속로에 불이 붙으면 고열과 고압이 폭발을 야기해 방사능 물질이 하늘로 치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달노키 베레스는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영변 흑연감속로에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 위험성은 제인 보고서의 예측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베레스는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방사선 피폭량이 체르노빌보다 50만배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도 폭스뉴스에 제인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변 원자로의 안전성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이것이 미국 원자로의 안전성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폭스뉴스는 "어떤 나라도 미국보다 더 원자력에 의존하는 국가는 없다"며 "미국의 원자로는 대부분 1980년부터 가동됐는데, 원자로가 30∼40년 이상 버티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위기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11년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435개에 달하며 이중 80% 이상이 20년 이상 가동된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 104개로 가장 많고 이어 프랑스가 58개, 일본이 51개(후쿠시마 원자로 제외)를 가동 중이다. 러시아는 35개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단계적으로 42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확충할 계획이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존 월스달 부국장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