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바람아님 2021. 10. 27. 07:58

 

동아일보 2021. 10. 25. 03:03

 

<40> 실감나는 그림을 보다

 

한국 사람이라면 대개 신라 화가 솔거의 일화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老松圖)는 너무 진짜 같아서 까마귀, 솔개, 제비, 참새 같은 새들이 날아와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 화가 솔거보다는 머리를 벽에 쿵! 부딪힌 새를 생각한다.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달려갔는데, 아파트 벽화에 머리를 찧은 것 같달까. 벽에 부딪힌 새들이 비틀거리며 떨어져 내렸다(??而落)고 전하는데, 너무 당황스럽고 부끄러워서 수치사(羞恥死)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일화는 서양에도 있다. 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의 박물지(Naturalis Historia)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의 화가 제욱시스(Zeuxis)가 포도를 그리자, 새들이 진짜 포도인 줄 알고 달려들었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도 화가 제욱시스보다는 입맛만 다시고 돌아서는 새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https://news.v.daum.net/v/20211025030329868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개 신라 화가 솔거의 일화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老松圖)는 너무 진짜 같아서 까마귀, 솔개, 제비, 참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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