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명경대] 탁족(濯足)

바람아님 2022. 8. 2. 07:03

강원도민일보 2022. 08. 02. 00:10

 

체통을 중시하던 옛 선비들에게 가장 가혹한 계절은 한여름 혹서기였다. 삼복염천, 말 그대로 펄펄 끓는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보다 좋은 일이 없겠지만, 점잖은 체면에 옷을 벗고 벌거숭이로 시원한 계곡물이나 바다에 뛰어들 수도 없는 일. 그저 우거진 나무 그늘을 찾거나 손부채 바람에 의지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유행한 피서법이 ‘탁족(濯足)’이다.

 

조선 중기 화가 이경윤(李慶胤·1545∼1611년)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에 그 정경이 잘 묘사돼 있다. 나이 지긋한 선비가 잎 무성한 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냇가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 옷섶은 풀어 헤쳐 가슴과 아랫배까지 훤히 드러냈고, 옆에는 시종 동자가 술병을 들고 서 있다. 선비의 눈이 술병을 향하고 있으니 약주 한사발 들이켜면서 유유자적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모양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802001034501
[명경대] 탁족(濯足)

 

[명경대] 탁족(濯足)

체통을 중시하던 옛 선비들에게 가장 가혹한 계절은 한여름 혹서기였다. 삼복염천, 말 그대로 펄펄 끓는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보다 좋은 일이 없겠지만, 점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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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훈의 산인만필(散人漫筆) <16>] 고독(孤獨)은 창조와 자아 탐구의 가장 좋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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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竹林七賢)의 으뜸으로 꼽히는 완적(阮籍·210~263)은 삼국시대 위(魏)의 대표적 명사로서 훌륭한 시인이기도 했다. 남북조(南北朝)시대 양(梁)의 종영(鍾嶸)이 역대 오언시(五言詩)에 대한 그의 저명한 비평서인 ‘시품(詩品)’에서 완적의 시를 ‘상품(上品)’에 두어 높이 평가했다. 그 문학적 성취는 ‘영회시(詠懷詩)’ 82수에 집약돼 있다. 다음이 그 첫 작품이다.

“한밤에 잠 못 들어, 일어나 앉아 거문고 울린다. 엷은 휘장에 밝은 달 비치고, 맑은 바람 내 옷깃 스친다. 외기러기 밖의 들에서 울고, 날 새 소리 북쪽 숲에서 들려온다. 서성거림에 무엇이 보이는가 하니, 시름겨워 홀로 마음 아파하노라(夜中不能寐, 起坐彈鳴琴. 薄帷鑒明月, 淸風吹我襟. 孤鴻號外野, 翔鳥鳴北林. 徘徊將何見, 憂思獨傷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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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윤(李慶胤·1545∼1611년)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와 진자앙의 ‘등유주대가(登幽州臺歌)’의 삽화. 사진 아동판 ‘당시삼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