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에서 동아시아 3국의 경제 발전은 경이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가장 먼저 앞서나간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서구 국가들을 압도하는 강국이 되었다.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후진국으로 출발하여 선진국으로 진입해 가는 유일한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여 조만간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를 확대해 가는 동안 세 나라 국민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중국에서는 애초에 자동차가 많지 않으니 교통사고가 드물었지만 2002년에 10만명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도시와 농촌 간 경제력의 비율은 1985년에 1:1.8로 매우 평등했지만 2003년에는 1:6으로 벌어졌다.
중국에서는 애초에 자동차가 많지 않으니 교통사고가 드물었지만 2002년에 10만명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도시와 농촌 간 경제력의 비율은 1985년에 1:1.8로 매우 평등했지만 2003년에는 1:6으로 벌어졌다.
치열한 생존 경쟁 때문에 생겨난 불안 장애는 문화혁명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라고 하는데,
정작 정신과 전문의는 그 큰 나라에서 고작 2000명에 불과하다.
18~34세 청년 중 매년 25만명이 자살하여 자살이 청년층 사망 원인 1위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오랜 기간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틀어박혀 사는 소위 히키코모리가 백만명이 넘는데,
이는 40가구 당 한 명꼴이라 한다.
WHO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장애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 10개 중 다섯 개가 정신과적 질병이며, 이는 경제적 부담 면에서
암보다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앞으로 우울증이 가장 심각한 질병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살인과 자살이 급증하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살인과 자살이 급증하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사회의 기본 구조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표이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것은 현재의 고통스러운 삶을 내 아이에게 다시
물려주지 않으려는 심정, 곧 '삶에 대한 비관적 인식'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찾기 힘들어지자 물품의
소비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경향도 강하다. 빠른 발전이 결국 대가를 치르게 만든 것이다.
영토 문제를 놓고 3국이 비이성적으로 싸우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정치 문제이지만,
빠른 변화와 발전으로 인해 병들어가는 사회끼리 충돌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성장을 통해 강대국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 악물고 살았다.
과연 21세기에도 부국강병이 우리의 지상 목표일까?
궁극적으로 어떤 삶을 사는 게 잘사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