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즉 SIPRI가 매년 펴내는 세계 군비지출 규모에 대한 연례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국이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위에서 두 계단 뛰어 오른 10위로 발표됐습니다. 그만큼 군비를 많이 쓴다는 거죠.
순서만 놓고 보면 미국,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인도, 한국 순입니다. 자료 입수가 제한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 규모는 연구소의 추정치입니다. 전체 규모가 1조7,470억 달러로 2012년에 비해 1.9%가 줄어든 규모입니다. 미국이 전체 군사비 지출의 37%를 차지했고 중국 11%, 러시아 5%, 사우디 3.8% 프랑스 3.5% 순입니다. 일본은 2.8%, 우리는 이탈리아와 비슷한 1.9%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비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48%로 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현재의 세계 군사비의 판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들 10개 나라의 군사비 지출 합계는 전 세계 국가 군사비의 74% 가까이 됩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지속적으로 총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2012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군사비 지출이 7.8%나 줄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의 해외 군사비 지출이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라고 합니다. 유럽도 전체로 보면 감소했습니다. 물론 동유럽은 5.3%나 늘었지만 서유럽이 2.4%나 줄어들어 대륙 전체로 보면 0.7%가 줄어들었습니다. 개별 국가로 보면 경제위기를 겪었던 스페인은 13%나 줄었고 네덜란드도 8.3%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방비가 크게 줄면서 전체적인 규모는 줄었지만 개별 국가들을 보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곳이 많습니다. 당장 중국은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7.4% 증가한 걸로 나타났는데 이런 경향은 벌써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변국과 군사적 마찰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이런 경향과 관련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G2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군사력을 갖추려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아직은 미국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런 경향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러시아는 4.8%가 늘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GDP 대비 군사비 지출에서도 러시아가 4.1%로 늘어 미국의 3.8%를 앞질렀다는 겁니다. 강한 러시아를 추진하는 푸틴의 정책이 실제 수치에서도 드러난 셈입니다. 러시아 경제가 계속 이런 군사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도 나타나듯이 군사력이 발휘하는 실질적인 힘을 경험한 러시아가 당분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분쟁 가능성이 있는 지역들의 군사비 지출은 일제히 크게 올랐습니다. 러시아에 크림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군사비 지출을 16%나 늘렸습니다. 남미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이 크게 늘었는데 파라과이는 33%, 온두라스는 22%, 니카라과는 18%, 콜롬비아는 13%나 군사비를 더 썼습니다. 아프리카는 대륙 전체가 군비 경쟁에 나선 모양입니다. 대륙 전체의 군사비 지출이 8.3%나 늘었는데 가나 같은 경우는 전년 대비 129%나 늘었고 앙골라 36%, 콩고민주공화국 34%, 잠비아 15% 등입니다.
우리가 포함된 아시아도 대륙 전체로 3.6%의 군사비 지출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한국, 일본이 포함된 동아시아가 4.7% 늘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5% 증가했습니다. 필리핀 17% 등 동남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 증대는 중국과의 각종 분쟁과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이 앞서도 다른 국가들이 뒤따르는 모양새인데, 결국 동아시아 전체의 군사력 대치가 더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오세아니아는 군사비 지출이 3.2% 감소했습니다.
중동은 이라크가 27%, 바레인이 26%, 사우디가 14% 군사비를 늘리면서 전체적으로 4% 늘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는 미군 철수에 따라 자국 군대의 독자적 군사력 확충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지출된 것이고 바레인은 이란과의 갈등은 물론 내부의 불만 세력을 제어하기 위한 군사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사우디는 중동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꾸준히 군비 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스톨홀름국제평화연구소 측은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 2004년부터 10년 동안 군비 지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나라들을 특별히 꼽아봤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포함돼 있습니다. 중국은 같은 기간 GDP가 140% 성장했는데 군사비는 무려 170%나 늘었습니다. 러시아는 GDP는 39% 느는 동안 군사비는 108%나 늘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GDP 성장 속도를 군비 지출 규모 증가가 앞질렀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이 기간 동안 군비 확충에 얼마나 매진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베트남이 113%, 아르헨티나가 155%, 사우디아라비아가 118%, 캄보디아가 105% 늘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무려 557%, 이라크는 284% 군비 지출을 늘렸습니다.
중국의 위력은 다시 한 번 두드러집니다. 중국이 비록 미국의 3분의 1에 미치지 않는 군사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만약 러시아와 같이 GDP 4%를 넘는 비중으로 군사비를 늘린다면 당장 4천억 달러 가까이 되는 규모로 군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계속된다면 군사비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비 지출 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한 수치는 못 찾았습니다. 아마도 유료로 올린 전문에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연구소는 보고서 요약본의 핵무장 관련 대목에서 북한이 6~8기의 탄두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아홉 번째 핵보유국으로 표시해놨습니다. 이처럼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보고 있는 곳이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북한이 노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점이겠죠. 이미 자신보다 여섯 배 가까운 군사비를 지출하는 한국은 물론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을 핵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을 제거하기 위한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서만 놓고 보면 미국,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인도, 한국 순입니다. 자료 입수가 제한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 규모는 연구소의 추정치입니다. 전체 규모가 1조7,470억 달러로 2012년에 비해 1.9%가 줄어든 규모입니다. 미국이 전체 군사비 지출의 37%를 차지했고 중국 11%, 러시아 5%, 사우디 3.8% 프랑스 3.5% 순입니다. 일본은 2.8%, 우리는 이탈리아와 비슷한 1.9%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비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48%로 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현재의 세계 군사비의 판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들 10개 나라의 군사비 지출 합계는 전 세계 국가 군사비의 74% 가까이 됩니다.
하지만 미국 국방비가 크게 줄면서 전체적인 규모는 줄었지만 개별 국가들을 보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곳이 많습니다. 당장 중국은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7.4% 증가한 걸로 나타났는데 이런 경향은 벌써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변국과 군사적 마찰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이런 경향과 관련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G2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군사력을 갖추려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아직은 미국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런 경향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러시아는 4.8%가 늘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GDP 대비 군사비 지출에서도 러시아가 4.1%로 늘어 미국의 3.8%를 앞질렀다는 겁니다. 강한 러시아를 추진하는 푸틴의 정책이 실제 수치에서도 드러난 셈입니다. 러시아 경제가 계속 이런 군사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도 나타나듯이 군사력이 발휘하는 실질적인 힘을 경험한 러시아가 당분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분쟁 가능성이 있는 지역들의 군사비 지출은 일제히 크게 올랐습니다. 러시아에 크림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군사비 지출을 16%나 늘렸습니다. 남미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이 크게 늘었는데 파라과이는 33%, 온두라스는 22%, 니카라과는 18%, 콜롬비아는 13%나 군사비를 더 썼습니다. 아프리카는 대륙 전체가 군비 경쟁에 나선 모양입니다. 대륙 전체의 군사비 지출이 8.3%나 늘었는데 가나 같은 경우는 전년 대비 129%나 늘었고 앙골라 36%, 콩고민주공화국 34%, 잠비아 15% 등입니다.
우리가 포함된 아시아도 대륙 전체로 3.6%의 군사비 지출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한국, 일본이 포함된 동아시아가 4.7% 늘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5% 증가했습니다. 필리핀 17% 등 동남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 증대는 중국과의 각종 분쟁과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이 앞서도 다른 국가들이 뒤따르는 모양새인데, 결국 동아시아 전체의 군사력 대치가 더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오세아니아는 군사비 지출이 3.2% 감소했습니다.
중동은 이라크가 27%, 바레인이 26%, 사우디가 14% 군사비를 늘리면서 전체적으로 4% 늘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는 미군 철수에 따라 자국 군대의 독자적 군사력 확충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지출된 것이고 바레인은 이란과의 갈등은 물론 내부의 불만 세력을 제어하기 위한 군사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사우디는 중동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꾸준히 군비 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력은 다시 한 번 두드러집니다. 중국이 비록 미국의 3분의 1에 미치지 않는 군사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만약 러시아와 같이 GDP 4%를 넘는 비중으로 군사비를 늘린다면 당장 4천억 달러 가까이 되는 규모로 군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계속된다면 군사비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비 지출 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한 수치는 못 찾았습니다. 아마도 유료로 올린 전문에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연구소는 보고서 요약본의 핵무장 관련 대목에서 북한이 6~8기의 탄두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아홉 번째 핵보유국으로 표시해놨습니다. 이처럼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보고 있는 곳이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북한이 노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점이겠죠. 이미 자신보다 여섯 배 가까운 군사비를 지출하는 한국은 물론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을 핵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을 제거하기 위한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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