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3. 12. 5. 04:30
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
분명 다 비우고 홀가분하게 작별을 고했는데, 온전히 새롭게 채워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비움과 채움이 동의어였던가' 착각이 들 만큼. 자그마치 30년, 한결같이 지켜오던 무대를 떠나는 그에게 많은 영화인과 팬들의 따뜻한 감사 인사가 쏟아졌다. 한국 영화 최대 축제인 청룡영화상의 사회자를 맡으며 '청룡' 그 자체로 불리던 배우 김혜수 이야기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은 있지만, 자리든, 인기든, 권력이든 가진 걸 내려놓는 건 쉽지 않다. 좋은 것을 많이 움켜쥘수록, 점점 위치가 올라갈수록 물러나는 건 더 어려워진다. 가장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순간에서 유유히 내려오는 배우의 모습은 그 자체로 '퇴장의 정석'을 보여줬다.
①"그 순간" 떠나야 할 때 = 등 떠밀리지 않았다. 그대로 있어 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은데도 스스로 내려왔다. "언제나 그 순간이 있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인 것 같다"는 담백하지만 묵직한 한마디로, 자신의 퇴장을 고했다.
②"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기에 = 30년간 굳건히 지켜온 영광의 자리가 아쉬울 법도 한데, 미련이 없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이런 '퇴장의 정석'이 지독히 지켜지지 않는 곳도 있다. 여의도다. 이제 좀 그만 내려오라는 거듭된 요구에도, 여전히 주저하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바로 그곳이다.
https://v.daum.net/v/20231205043050804
[36.5˚C] 배우 김혜수의 '아름다운 퇴장'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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