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의 기억] 가슴 속 빈터에 세운 집

바람아님 2023. 12. 30. 01:11

중앙SUNDAY 2023. 12. 30. 00:04

풀숲에 집이 한 채 서 있다. 앞에는 흰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있고, 뒷산 능선 위로 불그레한 노을이 넘어가는 중이다. 집 안을 밝히고 있는 어떤 온기로, 창문이 환하다.

연필 선 몇 개로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단순한 모양의 집. 어디선가 본 듯한 이유는 ‘월든(Walden)’의 저자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짓고 살았던 작은 오두막에서 모양을 빌려 온 때문이다.

폭 3m에 길이 4.5m, 높이 2.4m밖에 되지 않던 소로우의 오두막을 그녀는 더 작게 만들었다. 높이 20㎝ 가량의 ‘미니어처’로 만든 것이다. 모형에 불과한 집이지만, 높다랗게 다락방을 만들고 창문을 냈다. 따듯한 파스텔 색감으로 벽과 지붕을 칠했다. 그리고는 이름 없는 산자락과 어두운 호수가, 돌무더기, 풀숲 등 후미지고 허허로운 자연의 장소마다 집을 놓았다. 사진가 유지원의 첫 전시작인 ‘mini.n.ature’ 시리즈는 그렇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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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기억] 가슴 속 빈터에 세운 집

 

[사진의 기억] 가슴 속 빈터에 세운 집

풀숲에 집이 한 채 서 있다. 앞에는 흰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있고, 뒷산 능선 위로 불그레한 노을이 넘어가는 중이다. 집 안을 밝히고 있는 어떤 온기로, 창문이 환하다. 연필 선 몇 개로 그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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