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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할 때도 부르지 마세요”…‘말’ 안 되는 요즘 술집들 [밀착취재]

바람아님 2024. 3. 24. 06:31

세계일보 2024. 3. 24. 01:27  수정 2024. 3. 24. 06:08

대화 금지·DM 주문 등 ‘침묵’ 매장 인기

‘주인장 부르기 없기^^;’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술집. 안으로 들어서자 잔잔한 음악 소리만 흐를 뿐 적막이 가득했다. 자리에 앉은 후 직원이 쓰윽 내민 메뉴판을 받자 맨 앞장에는 이곳에서 지켜야 하는 안내사항이 적혀있었다. ‘메뉴 주문과 신청곡은 꼭 카카오톡 메시지나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보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일행 간 대화가 불가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함께 온 한 연인들도 앞만 바라보며 음악을 즐길 뿐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시끄러운 대화 등이 금지된 무음(無音)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나 메모로 해야 하는 등 ‘말’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대화는 물론 귓속말도 금지된다. 휴대전화도 무음 모드로 변경하거나 반납해야 하는 곳도 있다. 이런 규칙을 어기고 시끄러운 소음을 낼 경우 퇴장을 요구하는 매장도 있다. 손님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이색 ‘힐링’ 공간으로 주목받으며 일부 매장은 예약 없이는 입장이 불가능해 대기를 해야 할 정도다.

이곳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 속 사람에게 치이지 않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침묵’ 카페를 운영 중인 정윤영(53)씨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은데 옆 사람에 따라 ‘복불복’이 되는 날들이 있지 않느냐. 혼자 온 손님들이 눈치 보지 않고 즐길 곳이 필요했다”며 “저같이 내향형인 사람들을 위해 직접 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공간으로 향하는 역설적인 심리가 반영됐다”며 “새로운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잘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https://v.daum.net/v/20240324012731221
“주문할 때도 부르지 마세요”…‘말’ 안 되는 요즘 술집들 [밀착취재]

 

“주문할 때도 부르지 마세요”…‘말’ 안 되는 요즘 술집들 [밀착취재]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술집에서 손님들이 대화없이 앞 화면을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주인장 부르기 없기^^;’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술집. 안으로 들어서자 잔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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