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4. 5. 1. 00:21
中 정부 주도 '첨단기술 강자' 돼
정부·기업 '팀 코리아'로 맞서야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지을까 검토 중이에요. 기술 개발 속도로 보나, 연구 환경으로 보나 한국보다 훨씬 낫거든요.”
귀를 의심했다. 얼마 전까지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던 첨단업종에서, 그것도 첫손에 꼽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입에서 “중국에 ‘두뇌’를 두겠다”는 말이 나오다니. 한국에 꼭꼭 숨겨둔 기술도 빼가는 중국인데, 본토에 R&D센터를 세우면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아질 게 뻔할 텐데 말이다.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더니 이런 설명을 들려줬다. “기술 유출 걱정, 별로 안 합니다. 중국이 더 잘하거든요. R&D센터 지으려는 것도 중국 기술을 배우려는 겁니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도만 빼면 중국은 한국을 라이벌로 생각조차 안 한다. 중국 기업인들 머릿속엔 온통 미국을 잡는 것만 들어 있더라.”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올 들어서만 “2022년 기준 중국의 136개 핵심 기술 수준이 미국 대비 82.6%로 한국(80.1%)을 처음 눌렀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고, “64개 첨단기술 경쟁력에서 중국이 53개 부문 1위로 미국(11개)을 앞섰다”는 호주전략정책연구소 분석도 나왔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한 2015년이었다. 정보기술(IT), 로봇, 항공우주 등 10개 첨단 분야에 나랏돈을 쏟아부어 ‘양적 제조강국’에서 ‘질적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우리는 어떤가.....명색이 ‘국가 첨단산업 육성정책’이라면서 미국 같은 화끈한 보조금 지급이나 중국 같은 파격적인 규제 완화도 없다. 모든 나라가 “첨단산업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정부가 앞장서 키우고 있지만 한국만 예외다.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팀 코리아’는 대체 언제쯤 볼 수 있을까.
https://v.daum.net/v/20240501002102580
[이슈프리즘] "기술 배우자" 중국 가는 韓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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