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24. 5. 20. 23:41
총선 과정에서 누적된 윤·한 갈등
검찰 인사·백서 논란 속 수면 위로
巨野, ‘김 여사 특검’ 정국 벼르는데
보수 분열 놔둔 채 상대할 수 있나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공공연한 비밀을 ‘방 안의 코끼리’라 부른다. 중요한 문제임에도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신에 불똥이 튀는 걸 원치 않거나 말해봐야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기 어려울 때 대부분 입을 다문다. 용산 대통령실 ‘방 안의 코끼리’는 김건희 여사 이슈라 생각했다. 김 여사가 북한을 드나들었다는 한 목사로부터 고급백을 받은 영상이 공개된 뒤 정치권 안팎이 들썩였지만 대통령실은 공식 해명을 하지 않았다. 연초 방송사 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매정하게 끊지 못해 아쉽다”고만 했다.
대통령이 직접 김 여사 처신을 사과했고 검찰총장이 신속·엄정 수사를 예고했으니 수사 결과를 기다릴 일만 남았다.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이 모두 바뀌는 이례적 검찰 인사가 나오기 전이었다면 말이다. 대통령실은 4·10 총선과 상관없이 예정된 인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사 장기화, 김 여사 수사 방식을 놓고 용산·검찰 갈등설이 불거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비토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이 총장은 검찰 인사 관련 질문에 7초간 침묵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법무장관 시절부터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한 데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두 사람의 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이번 검찰 인사를 한동훈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검사들을 내친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보수 분열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자초했다는 걸 윤 대통령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뒤 대통령은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는데 내부 갈등을 키우면서 바깥 세력을 상대할 수는 없다. 내부 분열을 꾀하는 ‘비정한 정치’는 후환만 남길 뿐이다.
https://v.daum.net/v/20240520234146393
[황정미칼럼] 대통령의 ‘비정한 정치’
'時事論壇 > 橫設竪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문 전 대통령 부인 외유를 英 여왕 국빈 방문에 빗대다니 (1) | 2024.05.23 |
---|---|
[태평로] 중국·러시아 눈치 보는 ‘글로벌 중추 국가’ (1) | 2024.05.22 |
[단독] 김 여사 ‘함정 취재’ 원팀, 檢 수사 시작되자 두 목소리 (1) | 2024.05.16 |
여 첫목회,' 한동훈 책임론'에 "특정인에 책임 물지 않아"(종합) (1) | 2024.05.15 |
[이하경 칼럼] 대통령은 율법과 정죄의 내전을 끝내야 한다 (2) | 2024.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