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형석 칼럼

[김형석의 100년 산책] 교수다운 교수가 되고 싶었다

바람아님 2024. 5. 23. 00:46

중앙일보  2024. 5. 23. 00:32

대학은 휴머니즘을 꿈꾸는 곳
교리의 울타리 넘어 진리 추구
교수들의 각오와 자세가 중요
종교와 대학의 관계 건강해야

내가 대학에 있을 때였다. 동국대학교 기독교학생회장의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 동국대학교에 처음 기독학생회가 생겼는데, 기념사업으로 강연회를 갖기로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강연을 맡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요청이었다. 불교 대학이니까 신부나 목사를 초청하기가 어렵고 철학 교수인 내가 기독교 강연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나도 기꺼이 허락했다.

강연 날짜를 며칠 앞두고 다시 연락이 왔다. 대학에서 기독학생회 주최로 강연할 수 없게 되어 장소를 가까이 있는 침례교 예배당으로 옮겼으니 양해해 달라는 전화였다. 대학에서는 강연회 벽보를 보고 기독 학생 운동은 대학 내에서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나에게는 학생들의 계획과 뜻이 소중했기 때문에 강연회를 교회에서 무사히 끝냈다.

미국 대부분 대학에서는 그 대학 졸업생이 모교 교수가 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대학은 아메리카를 위한 지도자를 키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끼리의 대학은 그 폐쇄성 때문에 다양성과 창조력이 떨어진다. ‘대학은 국가를 위해서, 국가는 세계를 위해서’라는 정신이 유지되는 동안 대학은 국민과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다. 국립대학들이 국가와 학문을 위한 대학이라면 기독교 정신의 대학이 현재까지 세계적인 대학의 위상을 지켜 온 것이 현실이다. 기독교 정신은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교리를 넘어 열린 세계를 지향하면서, 인류에게 희망을 제시해 주는 인류 공동체의 진리와 가치관을 찾아야 한다.


https://v.daum.net/v/20240523003225589
[김형석의 100년 산책] 교수다운 교수가 되고 싶었다

 

[김형석의 100년 산책] 교수다운 교수가 되고 싶었다

내가 대학에 있을 때였다. 동국대학교 기독교학생회장의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 동국대학교에 처음 기독학생회가 생겼는데, 기념사업으로 강연회를 갖기로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강연을 맡

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