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6. 24. 23:56
1839년 다게레오타이프 사진을 처음 본 프랑스 화가 폴 들라로슈(Paul Delaroche·1797~1856)는 ‘오늘 회화는 죽었다’고 탄식했다. 들라로슈는 역사적 사건을 마치 ‘사진처럼’ 정확하게 그리면서 인물의 내밀한 감정까지 섬세하게 드러내는 데 탁월했다.
인간의 내면을 탐색하고 붓 자국 없이 완벽하게 매끄러운 화면을 위해 훈련을 거듭하며 고된 시간을 보냈던 들라로슈의 입장에서,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눈앞의 장면을 그대로 포착하는 사진기의 등장은 사실 회화가 아니라 화가의 죽음을 의미했을 것이다.
사진기는 살아 있는 이의 모습을 담을 뿐, 이미 죽어 화가의 마음속에만 있는 얼굴을 보여주는 건 회화뿐이다. 사진이 개발되고 근 200년이 된 지금도 회화가 죽지 않은 이유다.
https://v.daum.net/v/20240624235617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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