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7. 9. 00:34
자리 안 가리는 야당의 탄핵 남발
국가 존망을 덮치는 급발진 차량
용산 포격 매달리는 야당 탱크들
의료와 민생 붕괴는 안중에 없어
여름은 온갖 살아있는 것들이 응축한 힘을 한껏 분출하는 계절이다....폭우가 하천을 범람하고 도심을 침수시켜도 일 년 묵은 때와 얼룩을 씻어주리라 믿는다. 장마가 뒤엉킨 머릿속을 헹궈 후련한 시간을 열 것이다. 그래서 여름은 시련과 만족의 교차로다.
그러나 올해 이런 여름은 없다. 잔인하다. 미래를 기약했던 리튬전지가 애꿎은 생명을 앗아갈 줄 상상도 못 했다....청운의 꿈을 가꾸던 모범 직장인들을 자동차가 덮쳤다. 애달파 눈물도 차마 흘리지 못했다. 저녁 무렵 직장인들에게 귀갓길은 사주경계의 피곤한 시간이 됐다. 아이스커피를 들이켜도 불안과 공포는 식지 않고 가족이 기대하는 바캉스는 불안한 어드벤처다.
국회만 아니었다면 좀 나았을지 모른다. 국민이 뽑은 선량들은 이런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밤새 싸웠다. 악몽의 현장엔 나타나지 않았다. 여의도 전사들에겐 오직 자기 두목이 관심사다. 충성심은 조폭을 능가한다. 개원식도 하기 전 국회가 온통 탄핵 깃발로 뒤덮인 나라가 지구 상에 있을까.
3분 만에 통과된 해병대 특검의 창끝이 대통령에게 겨냥됐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회 법사위가 장군에게 발령한 얼차려는 대통령을 향한 구령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청원에 서명한 사람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으름장을 놨다. 법사위가 건조한 신형 로탱크(Law-Tank)는 바야흐로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돌진 중이다.
야당의 탄핵 작란(作亂)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검찰과 언론을 묶어놓는 것은 본 게임을 위한 정지작업이다..... 쌍방울 대북 사건 담당 검사. 탄핵이 특정한 것은 대변이었다. 그러나 허위였음이 밝혀졌다.....이 여름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다. 70년간 국민이 피땀으로 구축한 한국을 그대들은 무슨 권리로 패대기치고 있는가.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선량들이 즐겨 써먹는 ‘민생’의 핵심은 건강, 소득, 고용, 그중 100세 시대에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이다. 이 여름 가장 시급한 것이 한국 의료의 붕괴를 막는 것. 괜찮을 거라고? 아니다. 국민건강체계는 5개월간 붕괴가 상당히 진행됐다.
https://v.daum.net/v/20240709003414537
[송호근의 세사필담] 이토록 잔인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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