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윤덕 칼럼] 경제개발 원조가 민주당? ‘삼식이 삼촌’의 거짓말

바람아님 2024. 7. 17. 01:14

조선일보  2024. 7. 17. 00:15

송강호 주연의 인기 드라마
박정희의 경제개발 계획을
민주당 설계로 그려 논란
양극화·IMF·부동산 폭등까지
유신 개발 독재 탓이라더니
언제까지 박정희는
‘만악의 근원’이어야 할까

경제학자 장하준에게 “혹세무민하지 말라”고 질타한 건 유시민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장하준 당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국가 비상 사태’로 진단했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대증요법에 불과하고, 최저임금 인상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한 장하준은 “현재의 위기는 신산업 개발 부족으로 인해 주축 산업이 붕괴된 탓으로, 재벌을 적으로만 여기면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고 했다. ‘어용 지식인’을 자처한 유시민이 발끈한 건 당연했다. “세계적 석학이란 분이 참 갑갑하다. 문 정부가 하는 건 다 엉터리냐”며 반발했다.

진보 진영이 장하준을 불편해한 건 그때가 처음은 아니다. ‘소주성’을 설계한 장하성 사촌으로 일반 대중에겐 좌파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는 장하준이 박정희의 국가 주도 경제개발을 높이 평가하면서다. 산업 정책은 군부독재의 잔재이고 빈부 격차, 비정규직 급증, 심지어 IMF 외환 위기마저 박정희 개발 독재의 유산이라 우겨온 진보 정권에 장하준이 감히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추미애는 문 정부의 부동산 폭등도 박정희 탓이라고 했다.)

장하준이 박정희를 칭송하는 대목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다. ‘국가 주도’라면 치를 떠는 시장주의 경제학자들과 달리 선진국들 발전 과정에 국가 주도 산업 정책이 예외 없이 시행됐다고 강조하는 그는, 미국과 세계은행이 ‘후진국의 만용’이라며 반대한 중화학공업화를 밀어붙인 박정희 덕에 80년대 3저(低) 호황을 수출 호기로 활용할 수 있었고, IMF 외환 위기 또한 빠르게 수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양극화, 대량 해고, 비정규직 문제는 세계화를 명분으로 신자유주의 개혁을 단행한 90년대 민주 정부 이후 가속화됐는데 그 책임을 박정희에게 떠넘겼다고 해서 진보의 공분을 샀다.

장하준 얘기가 길어진 건 송강호 주연의 ‘삼식이 삼촌’ 때문이다. 1950~60년대를 다루는 시대극은 4·19 혁명 아니면 5·16 군사 정변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는 경제개발을 소재 삼아 눈길을 끌었다. ‘삼식이’라는 제목부터 삼시 세끼 배불리 먹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두 주인공의 포부를 상징한다.

문제는 세끼 밥 먹게 해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박정희가 아니라 장면의 민주당이 설계한 것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 “산업 단지를 세우고 서울과 부산, 서울과 인천을 잇는 고속도로를 만들어 중국 7억 인구에게 신발을 수출하면 14억켤레를 팔 수 있다”고 외치는 주인공이 민주당 정치인이다.


https://v.daum.net/v/20240717001516383
[김윤덕 칼럼] 경제개발 원조가 민주당? ‘삼식이 삼촌’의 거짓말

 

[김윤덕 칼럼] 경제개발 원조가 민주당? ‘삼식이 삼촌’의 거짓말

경제학자 장하준에게 “혹세무민하지 말라”고 질타한 건 유시민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장하준 당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국가 비상 사태’로 진단했기 때문

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