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4. 8. 7. 04:30
[창간 70주년 기획 : 한일 맞서다 마주 서다]
<3> 혐오 줄었지만, 역사도 잊힌다
한국 좋아하지만 식민지 역사 배운 적 없어
한류로 관심 가진 뒤 친구나 드라마로 알아
한국인들도 과거사 교육 부재에 관심 줄어
"승패에서 벗어나 피해자 구제에 주목해야"
"한국이 일본 식민지였다고요? 학교에서 배운 적 없는데..."
(일본 세이부엔 유원지에서 만난 20대 청년)
6월 24일 찾은 일본 사이타마현 세이부엔 유원지. 쇼와(昭和·히로히토 일왕의 연호) 시대(1926~89)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1950, 60년대에 있었을 법한 파출소, 양복점, 과일가게, 생선가게 건물이 줄지어 서 있고, 당시 의상을 그대로 재현한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아톰(1952~68년 연재)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불렀다.
이곳은 이른바 쇼와 레트로(복고풍)를 재현한 일본의 테마파크다. 복고풍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 감성을 수용해 2021년 재개장했는데, 평일에도 약 500명이 찾는다고 한다.여기 젊은이들은 부모와 조부모에게만 전해듣던 쇼와 시대를 어떤 세상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일본이 경제적으로 잘나가던 고도성장 시대의 향수를 듬뿍 불러일으키는 키워드가 바로 쇼와다.
일본 젊은이들은 상점 곳곳에 걸린 당시의 옷과 머리장식을 신기한 듯 살펴보고, 일본 순사가 도둑을 잡는 연기자들의 공연을 보며 까르르 웃었다.그러나 일본 젊은이들은 쇼와 시대의 밝은 면만 기억하고 있었다. 가혹한 한반도 식민지배, 하와이 침공에 따른 태평양 전쟁, 731부대와 난징학살 등 각종 전쟁 범죄, 조선인들을 상대로 한 위안부·노동력 강제 동원 등 쇼와의 어두운 면을 아는 청년은 없었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중장년 관광객들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시기였다"거나 "아톰 등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시대"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아픈 과거를 기억하는 건 그때를 살았던 노인들뿐이었다. 오오키 사츠(86)는 쇼와 시대를 생각하면 '전쟁과 식민지'가 떠오른다고 답했다. 그는 "이때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전쟁이 나면 시민들이 정말 힘들기 때문에 다신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본의 젊은 세대는 학교에서 '어둡고 부끄러운 과거'를 배우지 않는다.
https://v.daum.net/v/20240807043012748
일본 MZ 사로잡은 '쇼와'의 영화로움… 과오는 쏙 뺀 '선별적 집단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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