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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늘도 노인들은 지하철을 탄다…"폭염을 피하고 싶어서"

바람아님 2024. 8. 11. 04:25

더팩트  2024. 8. 11. 00:00

일반석은 비어도 노약자석은 항상 만석
“노후 빈곤에 더위 피할 곳 지하철 밖에"

 # 경기 의정부에 사는 70대 박모 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중절모로 해를 피해 보려 했지만 얼굴엔 어느새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윽고 인천행 열차가 도착하자 박 씨는 노약자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양쪽 귀에 이어폰까지 꽂은 그의 얼굴에는 이내 만족스런 미소가 번졌다.

체감온도가 37도까지 치솟은 지난 8일 오전 10시 지하철 3호선 오금행 열차는 출근시간이 지나선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모든 칸의 일반석은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반면 노약자석은 달랐다. 60~70대들이 빈자리 없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같은 시간 2호선 성수(외선)행 열차도 여유있는 일반석과 달리 노약자석은 자리 싸움이 치열했다. 10칸 중 8칸이 만석이었다.

여름철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은 외부활동이 어려워 더욱 지하철을 찾는다. 질병관리청은 "노인은 땀샘 감소로 땀 배출이 적어지고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 온열질환에 취약하다"며 "폭염특보가 있는 날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민단체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노인들의 지하철 이용을 두고 "노후에 소득이 없어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대부분 기초연금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 노인들의 빈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득이 없어 더위를 그런 식으로 피하게 하고 시간을 보내게끔 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노인 1000만 시대에 노년기의 여생을 좀 더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국가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https://v.daum.net/v/20240811000057683
[르포] 오늘도 노인들은 지하철을 탄다…"폭염을 피하고 싶어서"

 

[르포] 오늘도 노인들은 지하철을 탄다…"폭염을 피하고 싶어서"

일반석은 비어도 노약자석은 항상 만석 “노후 빈곤에 더위 피할 곳 지하철 밖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 경기 의정부에 사는 70대 박모 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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