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고정애의 시시각각] 고시엔의 기적/일본 고시엔과 한국 고시엔 [뉴스룸에서]

바람아님 2024. 8. 28. 01:46

중앙일보  2024. 8. 28. 00:42

야구 자체가 한·미·일 체제의 산물
교토국제고 우승 놓고도 진영 다툼
교육적·야구적 성취 상찬해야 마땅

기억을 기억하기도 어려운 처지지만 드물게 기억하는 기억 중엔 이런 게 있다. 조숙한 천재가 홈을 파고들다 발목 골절을 당하는 장면이다. 1981년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경북고에 맞선 선린상고의 박노준 선수였다. 충격이었고 비극이었다. 아이러니한 건 고교 야구에 더 빠져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로부터 오랜만에 고교 야구를 챙겼다. 다들 감동한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기적 말이다. 그런데 웬걸, 소비되는 게 미묘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동원이 이렇게 정리했던데 대충 맞을 것이다.

“#진보좌파: 민족의 기개를 일본 땅에 펼쳤다/일본 땅에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지는데 윤석열은 일장기만 흔든다.”
“#보수우파: 너희들이 고시엔을 언제부터 봤다고 민족주의에 빠진 냄비들/봉황대기 때 일본어 교가가 울려 퍼지면 좌파들은 뭐라고 반응할까.”

이렇게까지 하나 싶다가도 요즘 이렇게까지 하지 했다.

-우승이 민족주의적으로 소비된다.
“식민 지배를 받았으니 당연하다. 그걸 떠나 근본적으론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그런 이변이 스포츠의 최대 매력이다. 그걸 극대화했다. 한·일 양국에서 교육적으로나, 야구적으로나 높이 평가받을 일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특히 일본 야구사엔.”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이렇듯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텍스트다. 진영 공격의 소재로만 동원되는 건 아깝다. 우린 너무 날이 서 있다. 


https://v.daum.net/v/20240828004238387
[고정애의 시시각각] 고시엔의 기적

 

[고정애의 시시각각] 고시엔의 기적

기억을 기억하기도 어려운 처지지만 드물게 기억하는 기억 중엔 이런 게 있다. 조숙한 천재가 홈을 파고들다 발목 골절을 당하는 장면이다. 1981년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경북고에 맞선 선린상고

v.daum.net

 

일본 고시엔과 한국 고시엔 [뉴스룸에서]

한국일보  2024. 8. 28. 04:32

일본 고등학교 야구대회 결과에 한국이 떠들썩했다.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3일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최정상에 섰기 때문인데, 1915년 시작된 여름 고시엔에서 외국계 학교의 우승은 처음이다.

여름 고시엔의 일본 내 위상을 봤을 때 한국계 학교의 우승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관심 받을 만하다. 일본 전역 3,700여 고교 야구부 중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별 예선을 거쳐 49개교만 출전한다. 본선 경기는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데 시청률이 20~30%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입장권도 전 경기 매진에 높은 가격의 암표까지 거래된다. 본선 진출만 해도 영광이라 할 정도로 일본 고교야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경기 후 선수들은 고시엔 경기장 검은색 흙 한 줌을 담아 평생 기억으로 간직한다.

교토국제고 우승에는 감동의 서사도 담겨있다....이 때문에 국내 언론은 우승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관련 기사를 앞다퉈 쏟아냈다....정부 측은 교토국제고 야구부의 국내 초청도 추진 중이다.

고시엔과 같은 시기, 서울에서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52회째인 이 대회는 '한국의 고시엔'으로 불린다. 여름 고시엔처럼 뜨거운 한여름에 열려 붙여진 이름인데 최근 경기장 분위기는 고시엔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 고시엔은 4만여 석의 입장권이 매진되는 반면 한국 고시엔은 하루 평균 관중이 100여 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선수 가족들과 학교 관계자,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대부분이다....대부분의 국내 고교야구 대회는 결승전을 제외하면 관중 200명을 채우기도 버겁다. 방송 시청률은 고작 0.2% 수준이다. 한국 야구의 미래들은 무관심 속에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온 나라가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에 열광하는 사이 우리의 고교 야구는 더욱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https://v.daum.net/v/20240828043217318
일본 고시엔과 한국 고시엔 [뉴스룸에서]

 

일본 고시엔과 한국 고시엔 [뉴스룸에서]

일본 고등학교 야구대회 결과에 한국이 떠들썩했다.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3일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최정상에 섰기 때문인데, 1915년 시작된 여름 고시엔에서 외국

v.daum.net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꺾고 우승한 뒤 응원석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니시노미야=연합뉴스

 

북일고 선수들이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배재고와 경기에서 5-2 승리가 확정된 뒤 마운드로 뛰쳐 나가고 있다. 박시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