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히잡 벗어던지는 이란 여성들..페이스북 계정 '나의 은밀한 자유'에 히잡 벗은 사진 쇄도

바람아님 2014. 6. 2. 09:52
'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페이스북 계정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는 여성들이 쇄도하면서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던지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이 페이스북 계정은 개설된 지 1주일 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의 사진이 약 150장 게시되면서 13만 건에 이르는 '좋아요' 클릭 건수를 기록했다.

↑ 【서울=뉴시스】'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페이스북 계정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찍은 이란 여성들의 사진들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은 이 계정에 올라온 한 이란 여성의 사진. <사진 출처 : 페이스북 '나의 은밀한 자유' 계정>

↑ 【서울=뉴시스】'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페이스북 계정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찍은 이란 여성들의 사진들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은 이 계정에 올라온 한 이란 여성의 사진. <사진 출처 : 페이스북 '나의 은밀한 자유' 계정>

 

게시된 사진들은 해변이나 거리, 시골길 등에서 히잡을 입지 않은 모습을 촬영한 것들로 "나는 히잡이 싫다. 나도 햇볕을 쬐고 싶고 자유롭게 바람을 느끼고 싶다. 그것이 큰 죄인가"와 같은 글을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진들은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히잡을 입지 않은 뒷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35년 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후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집 밖으로 나서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돼 왔다. 이를 어기는 여성은 벌금형에서부터 징역형까지 처벌을 받아야 했다.

이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마시 알리네자드는 영국에 거주하는 여성 언론인으로 "내 머리카락은 이란 정부에 붙압힌 인질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란 정부는 지금도 많은 인질들을 붙잡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네자드는 처음 히잡을 입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을 뿐이었다. 그런데 수많은 이란 여성들이 그녀의 사진을 좋아 한다며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자신의 사진을 그녀에게 보내왔다. 이에 그녀는 이 같은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이란에서 널리 알려진 반정부 운동가이지만 '나의 은밀한 자유' 계정은 결코 반정부적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알리네자드는 이는 단지 "여성들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들의 히잡 착용은 이란에서 오래 전부터 큰 논란거리였다. 최근에는 히잡 착용을 강요당한 여성은 포장지에 쌓인 초콜릿이나 다름없다는 히잡 착용 반대 캠페인이 펼쳐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히잡 착용은 이슬람 율법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지난주 테헤란에서는 히잡 착용을 보다 엄격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