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6.18 김기천 논설위원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989년 인공위성연구센터를 세우고 국내 처음으로 위성 제작에 도전했다.
관련 기술도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먼저 위성 설계, 제작 기술을 가르쳐 줄 곳부터 찾아야 했다. KAIST는 우주산업 분야에서
경험과 기술이 풍부한 영국 서리대학을 스승으로 삼았다. 1989년 학생 다섯 명을 유학 보낸 것을 시작으로 모두 스물일곱 명을
보내 위성 제작 핵심 기술을 배우도록 했다.
▶유학생들은 서리대가 만든 UoSAT-5 위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실험장치를 탑재했다. 본체도 일부 개량해 무게 50㎏짜리 미니
▶유학생들은 서리대가 만든 UoSAT-5 위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실험장치를 탑재했다. 본체도 일부 개량해 무게 50㎏짜리 미니
관측위성 '우리별-1호'를 만들었다. 우리별-1호는 1992년 프랑스가 만든 아리안-4 로켓에 실려 지구 궤도에 올라갔다.
지구 표면 사진을 촬영 전송하고 아마추어 무선사 '햄'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미니 위성 덕분에 한국은 세계에서 스물두 번째로 위성을 보유한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우주개발 후진국인 한국이 소형 위성 제작 분야에서 그나마 명함이라도 내밀고 있는 것은 우리별 1~3호를
개발하며 쌓은 기술과 노하우 덕분이다.
우주발사체 기술에서 우리는 북한보다 10년가량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위성 기술만큼은 훨씬 앞서 있다.
▶2000년 들어 KAIST의 인공위성 개발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통합됐다.
▶2000년 들어 KAIST의 인공위성 개발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통합됐다.
그러자 서리대 첫 유학생 다섯 명 중 네 명을 포함한 우리별 개발팀 멤버들이 '쎄트렉아이'라는 우주항공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독자적인 연구에 나섰다. 쎄트렉아이는 2005년 말레이시아에 소형 위성을 처음으로 수출한 데 이어 아랍에미리트에도 위성
두 개를 팔았다. 싱가포르 위성 두 개와 아랍에미리트 위성 한 개도 추가로 수주하며 잇단 성과를 냈다. 쎄트렉아이는 세계
소형 위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 SSTL과 유럽 EADS아스트리움보다 기술력에서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쎄트렉아이가 이번엔 스페인에 지구 관측 위성을 수출해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여년 전에는
▶쎄트렉아이가 이번엔 스페인에 지구 관측 위성을 수출해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여년 전에는
위성 제작의 가장 초보적인 기술도 몰랐던 학생이 이제는 스승을 능가할 실력을 쌓은 것이다. 쎄트렉아이는 우리가 우주산업을
키워 가는 데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우주개발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 나가려면 무엇보다 더 많은 쎄트렉아이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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