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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드' 같은 체포작전..구글 임원 살해 용의 여성 이렇게 잡혔다

바람아님 2014. 7. 15. 10:27
지난해 11월 구글의 임원인 51살 포레스트 하이에스가 자신의 요트인 '에스케이프'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약물 과다복용이었습니다. 단순 사고사로 끝날 뻔한 이 사건은 요트에 있던 CCTV로 인해 극적인 반전이 시작됩니다. 화면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미모의 여성이 하이에스에게 헤로인을 주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참 뒤 마룻바닥에 하이에스가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었는데 그녀는 여러 차례 그의 상태를 체크했습니다. 전혀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포도주까지 마시며 한참 지켜보더니 방을 깨끗이 치우고 사라집니다.

경찰은 우선 이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몇 달이 걸리도록 그녀가 누군지를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올해 1월, 그러니까 사건이 발생한 지 석 달 만에야 이 여성이 26살의 알릭스 티첼만이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발견됩니다. 그녀가 2012년에 남자 친구의 헤로인 과다복용에 따른 사망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이제 잡는 일만 남았습니다.

티첼만은 파트 타임 모델로 활동했는데 캘리포니아주 뿐 아니라 조지아주 그리고 외국에도 여러 주소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 주소지를 모두 뒤졌지만 티첼만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당연할 겁니다. 그런 사건이 일어났으니 어딘가 은신했을 겁니다. 조지아 경찰과 캘리포니아 경찰의 수사 공조가 이뤄지고 그녀를 잡기 위한 드라마 같은 체포작전이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티첼만의 소재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가 올리는 페이스 북 뿐이었습니다. 티첼만이 캘리포니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우선 그녀가 파트 타임 모델이었다는데 착안해 그녀를 유인하기로 했습니다. 가짜 모델 스튜디오와 가짜 모델 회사까지 차렸습니다. 그리고 이 모델 회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증명서와 스토리까지 만들어 모델 사회에 퍼뜨렸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다면 티첼만이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이 가짜 모델 회사가 올린 파트 타임 모델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한번쯤은 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하지만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달 그녀가 페이스북에 조지아주로 간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경찰은 그녀보다 빨리 움직여야 했습니다. 모델 회사 작전을 접고 두 번째 작전에 돌입합니다. 돈 많은 고객인 양 가장해서 그녀의 에이전트에게 접근했습니다. 1천 달러를 줄 테니 하루 밤 데이트를 하자는 제안을 던진 겁니다. 자세한 얘기는 나와 있지는 않지만 경찰 가운데 잘 생기고 돈 많아 보이는 남성을 차출했을 겁니다. 만남의 장소도 부자들이 즐겨 찾는 '산타 크루즈 리조트'를 택했습니다. 하이에스처럼 그녀가 돈과 술, 그리고 마약이 있을 부자의 초대를 거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녀의 페이스북에 또 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조만간 외국으로 나갈 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은 초조했습니다. 당시로서는 그녀가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어느 날, 그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녀의 계좌로 일단 1백 달러를 입금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은 그녀의 요구대로 1백 달러를 입금했습니다. 만나기로 약속한 날, 경찰은 산타 크루즈 리조트에 잠복하고 기다렸고 현장에서 그녀를 체포했습니다. 이 때가 바로 지난 4일이었습니다.

이로써 사건 발생 7개월만에 드라마 같은 체포작전은 막을 내립니다. 그녀는 살인과 약물 관련 중범죄, 그리고 증거 인멸과 매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혐의가 인정되면 중형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