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산일보 2014.07.17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2] 켄트 칼더 동아시아 전문가
韓·日, 美와 3자 정상회담 열어 꼬인 관계 풀어갈 신뢰 쌓아야
日, 과거 반성해야 동맹 강해져
무장하려는 日, 그냥 두면 돼… 예산도 없고 입법도 쉽지않아
한국, 안보와 경제 조화 필요… 美·中 사이에서 균형점 찾아야
켄트 칼더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한·미 관계는 공고하다"며 "북한과 일본이
가까워지는 것은 한·중 밀월에 대한 일시적 반발일 뿐"이라고 했다. 또 그는 동북아 정세가 매우 혼란스러운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일 수 있다면서 현재의 동북아 상황을 19세기처럼 위태로운 것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러나 칼더 소장은 "다만 일본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나서야 동맹이 더욱 굳건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북아 지역에서 경제·지정학적 압력이 분출하면서 전통적 동맹의 틀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며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량이 미·일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경제와 안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15일 “미·중 사이에 군사·경제적 긴장 관계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서로 조심하고 있다”며 “상호 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들 지역 정세 안정을 바란다. 그게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정호 특파원
―동북아 갈등의 원인을 꼽는다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명백한 위험요소다. 중·일 갈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좀 낙관적이다. 상호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들 지역정세 안정을 바란다. 그게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중 사이에 군사·경제적 긴장관계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서로 조심하고 있다."
―19세기말 열강이 각축을 벌이던 때와 다를 바 없다는 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19세기 때와는 4가지가 다르다. 우선 경제적 상호관계가 깊다. 글로벌한 자본시장은 각 정부가 지나친 행동을 하지 못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북핵(北核)이라는 파괴적인 무기, 과거에 없던 한·미·일 동맹이 갈등을 제어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북핵을 해결할 방법은 없나.
"북핵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잘 안 보인다. 평양이 핵무기를 궁극적으로 없애야겠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6자회담도 무의미하다.
현재 북한 정권을 보면, 정치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핵을 없앨 것 같지 않다."
―한·미·일 동맹이라는 전통적 틀이 변하고, 북한과 일본이 가까워지면서 논란도 있는데.
"흔들릴 수는 있다. 경제적, 지정학적 압력이 강해서다. 한·중 관계가 깊어지는 것도 있고, 북한과 일본이 가까워지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일본은 납치자 문제 때문에 북한에 접근하지만, 한·중이 가까워지는 것에 반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것을 미국은 어떻게 보고 있나.
"한·중 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양국 간 무역량이 엄청나 이해관계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제와 안보의 조화가 필요해졌다. 예를 들어 미국이 미사일방어 체계에 한국을 참여시키려고 하는데, 한국은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한·미 관계는 긍정적이고 꾸준하다. 우선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의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첫 나라가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 협력 차원에서도 양국 간 관계는 공고하다. 삼성과 구글의 협력이 한 예다. 여전히 미국은 한국에 매력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
중국은 한국을 미국에서 멀어지게 하려고 한다. 아베 총리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
한·일 관계가 좋지 않으니까 중국의 시도가 가능한 거다."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이 되기 위해 힘을 과시하려 한다. 미국 생각은 어떤가.
"중국이 그런 노력을 하더라도, 미국은 모든 정책 분야에서 중국이 G2(주요 2개국)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굳이 자극할 이유가 없다. 중국에 미국이 신뢰할 만한 나라라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괌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 본토에서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이 지역에서 뭘 하더라도
중국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핵잠수함, 폭격기 등을 이곳에 배치하면 아시아 전역을 포괄할 수 있다."
―일본의 팽창주의는 어떤가.
최근 집단자위권 행사를 확대하고, 공격용 무기를 대량 구입하려는 등 노골적인 군비 강화에 나서는데.
"일본의 힘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급속히 노령화하고 있고, 사회복지 분야에 돈을 엄청나게 써야 한다. 대외부채 문제도 있다.
게다가 집단자위권 행사를 현실화하기 위한 입법 절차는 양원제 특성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일본 대중도 신중하다.
그냥 놔둬도 된다. 오히려 중국이나 북한이 더 공격적으로 나와 일본의 행동을 과격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더 우려된다."
―과거사·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은 후퇴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한·일 관계는 쉽지 않은 것 아닌가.
"서로 확신과 신뢰를 쌓아가는 게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이런 3자 정상회담 같은 것이 중요하다.
양측 모두 도발은 피하는 게 좋다.
일본은 역사 이슈에서 한국의 아픔에 대해 신중해야 하고, 지도자들은 과거 반성에 더 신실해야 한다."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어떤 시각을 갖고 있나.
"일부 일본인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정상회담을 했을 때 상당히 우려했다.
통일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된다면 받아들일 수는 있을 거다.
중요한 것은 통일 한국이 핵을 보유하느냐 여부다. 만약 핵이 있다면, 일본도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 켄트 칼더 교수는…>>>>>>>>>>>>>>>>>>
韓·中·日 정치경제에 정통
駐日 美대사 고문 지내고 서울대 방문교수 경력도
켄트 칼더(66)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이다.
국제 정치경제학 전문가다.
유타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20년 가까이 프린스턴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독일어·프랑스어에도 능통한 그는 유럽·러시아·중동·남미 등에서 200여 차례 강연과 세미나를 여는 등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국제관계 전반에 정통하지만, 특히 한·중·일 3국 정치경제와 역사가 전공이다. 일본과 인연이 깊다.
1997~2001년 4년간 주일 미국 대사 특별고문을 지내는 등 11년 동안 일본에 머물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Japan Chair)를 지냈다. 아내도 일본인이다.
서울대에서 방문교수도 했다.
저서로는 예일대에서 출간한 '신대륙주의'(2012년)를 비롯해 '동아시아의 형성'(2010),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와 함께 쓴
'동아시아 다자주의'(2008), 일본 마이니치 아시아태평양 그랑프리상을 받은 '태평양 방위' 등 10여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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