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상동호수공원에는 제목도 조각가 이름도 없는 세쌍의 부부 조각상이 있습니다.
아마도 조각가는 산업화 시절 수많은 시골 사람들이 경인공장지대로 몰려와
이곳을 생활터전으로 삼아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노년을 보내는 한 삶을 묘사한 조각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낯선 타향에서 어렵게 만나 사랑 고백을 해야 하는데 남자는 말 꺼내기가 영 어색한 모양이다.
멀리 떨어져 앉은 여자는 남자를 제대로 처다 보지도 못하고 이때나 저때나 말을 걸어 올까
긴장감이 역력한 한 쌍의 청춘 남녀상이다.
조금더 걷다 보면 그렇게 인연을 맺은 연인은 어느새 둘째를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온
임산부와 아이상인데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에 사랑이 넘친다.
좀더 돌다 보면 마치 내외라도 하는듯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은 노부부상이 있다.
젊은 날의 다정했던 표정은 어디로가고 무표정한 얼굴로 각자 시선을 달리하고 있다.
먼 곳을 보고 있는 시선 속에는 주위 한번 돌아 볼 여유도 없이 자식들 키우느라 열심히 일만하다 보니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된것에 대한 회한이 남는듯하다.
공원에는 부부가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도 많다.
조각상들을 보며 지나온 세월을 돌아 보는 여유를 가져 보는것도 좋을듯하다.
(발문은 바람아님이 썼습니다)
[상동 호수공원에서...2014.9.30]
젊어서 남녀가 만나, 말없이 같이 앉아만 있어도 가슴이 설레고 행복했고,
사랑의 결실을 얻고 나면 지지고 볶고하면서 한세월을 지내고,
(상동 호수공원에서...2014.9.14)
산전수전 다겪고 노년이 되면....
이런 얼굴들이 된다.....
남자의 얼굴은 큰바위 모습으로 변하고,
여자의 모습은 아직도 즐거운 안색이나
얼굴의 방향은 역전된다.
부천 상동호수공원(9/14 본편) -
1.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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