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을 하늘은 참 맑아. 늘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이지만, 맑아서 그런지 더 높아 보여.
깨끗한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면 미처 몰랐던 것들이 새롭게 눈에 띄기도 한단다.
한층 색이 바랜 덤불 사이에서 잘 익은 나무 열매들을 발견할 수도 있지.
높은 빌딩 옆 그늘진 화단에서도 반짝이는 검은 열매를 조롱조롱 단 맥문동을 볼 수 있어.
맥문동은 그늘에서도 잘 자라서 요즘 아파트나 빌딩의 꽃밭, 길가 화단에 많이 심거든.
지난봄에서 여름 사이 기억을 잘 더듬어 봐. 길을 오가며 길쭉하게 올라온 보라색 꽃대 끝에 아주 자잘한 보랏빛 꽃들이
다닥다닥 핀 맥문동을 본 적이 있을 거야.
그 꽃들이 진 자리에 보석처럼 예쁜 까만 열매들이 달린단다.
- ▲ 그림=이재은(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꽃’)
한자 이름이라 좀 어렵게 느껴지지? 맥문동 뿌리를 살펴보면, 재미난 점이 있어.
짧고 굵은 뿌리줄기에서 또 뿌리가 길게 뻗는데, 그 끝에 못난이 땅콩처럼 생긴 것들이 달렸거든.
이 덩이뿌리는 약으로도 쓰이고, 마시는 차로도 쓰여.
잘 말려서 달여 먹으면, 기침을 멎게 하고 몸에 기운이 나게 하는 데도 좋대.
맥문동의 땅 위 모습도 살펴볼까?
맥문동의 땅 위 모습도 살펴볼까?
뿌리줄기에서 여러 잎이 모여서 나와. 30~50㎝ 기다란 잎은 꼿꼿하지 않고 중간부터 치렁치렁 휘어 있어.
겨우내 눈 속에서도 푸릇푸릇하지. 맥문동은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서도 잘 자라서 잔디 대신 심곤 한단다.
어때? 내년엔 맥문동을 한번 심어 보지 않을래?
어때? 내년엔 맥문동을 한번 심어 보지 않을래?
봄·여름에는 고운 빛깔의 꽃이 피고,
가을·겨울에는 푸릇푸릇한 잎과 반질반질한 검붉은 열매가 돋보여서 사계절 내내 즐거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