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 그림으로 보는 자연] 아기 물장군, 아빠 보살핌 받고 깨어나 물속으로 '퐁당'

바람아님 2014. 11. 15. 10:50

(출처-조선일보 2014.09.18 박윤선 생태교육 활동가)

'아빠 사랑'의 대명사인 가시고기처럼, 자식을 정성스레 키우는 곤충도 있어. 
물장군은 몸집도, 자식을 돌보는 마음도 말 그대로 장군감이야. 
몸길이가 어린이 손가락만 해서 물속 곤충 가운데 가장 크지.

옛날에는 논에 물장군이 많이 살아서, 물소, 물찍게, 물짱구, 물장수 등 이름도 많았단다. 
하지만 지금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라서 우리가 잘 지켜줘야 해.

물장군은 노린재의 친척이야. 노린재 식구들은 모두 바늘처럼 뾰족한 입을 가졌어. 
그 입을 먹잇감에 쿡 찔러 넣고 즙을 쪽쪽 빨아 먹지. 
물장군은 곤충, 송사리, 올챙이 심지어 개구리와 새끼 오리까지 잡아먹어. 
갈색 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기라도 들 것처럼 엄청나게 발달한 앞다리야. 
그 앞다리로 먹잇감을 사냥한단다.
물장군.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시냇가')
물장군은 여름이 시작될 무렵 짝짓기를 해. 
수컷이 팔굽혀펴기하듯 앞다리를 움직여서 잔물결을 일으키면, 그걸 따라 암컷이 헤엄쳐 와. 
서로 마음에 들면 함께 알 낳을 장소를 고르지.

물장군은 평생 물속에서 살지만, 알은 물 밖에다 낳거든. 
적당한 부들이나 나뭇가지를 발견하면, 수컷이 올라가 물속으로 다이빙해.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물속으로 들어가기 좋은지 미리 시험해 보는 거야.

알을 낳은 암컷은 물속으로 쏙 들어가 사라져 버리고, 수컷이 혼자 남아 알을 돌봐. 
햇볕에 마르지 않도록 물기를 묻혀 주고, 때로는 제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면서 말이야. 
알과 알 사이가 좁아지면 썩지 않도록 자리도 옮겨 주고, 알을 해치려는 다른 곤충들이 다가오면 쫓아내기도 한단다. 
열흘이 지나면 새끼가 알을 깨고 나와 물속으로 퐁당 뛰어들지.

물장군은 물구나무서서 꽁무니를 물 밖에 내민 채 숨을 쉬어. 
날이 추워지면 물가의 땅속을 파고들어가 겨울잠을 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