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일사일언] 3원짜리 예술 작품

바람아님 2015. 1. 12. 11:02

(출처-조선일보 2015.01.12 전제덕·재즈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재즈하모니카 연주자 사진3원. 헛웃음만 나오는 금액이다.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한 번 들으면 생기는 평균 수익이다. 

이 금액마저도 유통사 수수료 빼고 나머지를 회사와 뮤지션이 나눠야 한다. 

그러니 내 몫은 1원도 채 안 될 것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현실이다.

만일 팬들이 합심해서 내 연주곡을 100만번 들어주면, 고작 300만원 수익이 생긴다. 

생각해보라. 100만번이 얼마나 엄청난 횟수인지, 그에 비해 300만원은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적은 돈인지. 지금 나는 이렇듯 말도 안 되는 덤핑 시장에서 겨우 음악 하고 있다. 

나의 디지털 음원 매출은 밝히기 창피할 정도다.

음반 시장은 저문 지 오래고, 음원도 다운로드가 아니라 스트리밍이 대세다. 스마트폰이 시장을 그렇게 바꿔놨다. 

그러니 뮤지션들은 오로지 스트리밍 수익만 쳐다봐야 한다. 한심한 노릇이다. 

물정 모르는 평론가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은 입만 열면 이제 새로운 음악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단다. 웃기는 소리다. 

뮤지션이 음악 팔아 돈 벌지 않고 뭘 해서 돈 벌라는 건가? 

공연과 매니지먼트 수익도 상위 10% 뮤지션에게나 해당하는 소리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한국이 인터넷 문화가 가장 앞선 탓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음악 시장이 망가졌다. 
한국이 앞서간 불행을 이젠 선진국도 밟아오는 모양이다. 
미국 역시 스트리밍 덤핑 서비스가 뮤지션들에게 
골칫거리가 됐다. 
미국의 톱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는 최근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음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급받는 돈이 형편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언론 기고문에서 "음악은 예술이고, 
예술은 드문 것"이라며 "드문 것은 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그만큼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드문 예술 작품을 약탈에 가까운 저가로 누리는 
우리 사회는 과연 올바른가. 
음악엔 뮤지션이 평생을 두고 헌신한 시간과 열정이 녹아 있다. 
이 위선적 사회에 한마디 하고 싶다. 
제값 치르지 않으려면 함부로 음악 듣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