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1.15 조재현 배우·경성대 교수)
우리나라 드라마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는 한류(韓流)의 핵심 콘텐츠가 된 건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 환경은 참으로 참혹하기 그지없을 때가 많다.
이 문제가 간혹 언론이나 연기자 입을 통해 전해지긴 하지만 여전히 풍토는 바뀌지 않고 있다.
여러 문제가 있겠으나 간단히 말하자면 임박한 편성에 짧은 제작 기간, 제작비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여러 문제가 있겠으나 간단히 말하자면 임박한 편성에 짧은 제작 기간, 제작비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분명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사정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빡빡한 촬영 일정으로 배우·스태프들의
피로가 누적돼 이것이 졸음 운전으로 이어지는 등 매년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고로 인해 관계자가 사망하는 일도 일어난다.
특히 드라마 방송 시작 후 한 달 정도는 생방송에 버금가는 제작 단계에 돌입하게 되는데
특히 드라마 방송 시작 후 한 달 정도는 생방송에 버금가는 제작 단계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방송은 기적처럼 펑크 없이 나가야 하고 또한 그 콘텐츠가 한류의 주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제작팀, 연출, 연기자, 스태프는 천하무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많다.
그것은 물리적인 시간 부족에서 오는 것들이다.
그 때문에 한류 드라마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 것이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콘텐츠를 '기적'처럼 만들어 가는 제작 시스템이 정착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콘텐츠를 '기적'처럼 만들어 가는 제작 시스템이 정착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편성은 스타 작가, 스타 배우 캐스팅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쪽대본이 나오는 거냐"고 작가만 탓할 건 아닌 것 같다. 배우들도, 매니지먼트사도 이 시스템에 맞춰져 있다.
힘들더라도 3개월 만에 끝나는 것에 못 이기는 척 따라가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일부를 사전 제작하면 5개월쯤 걸리는데, 받는 개런티는 똑같기 때문이다.
미니시리즈 16부작의 경우 최소 8부까지 완성돼야 방송을 최종 승인하는 것이다.
법제화되지 않는 한 이 풍토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한국 드라마의 황금기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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