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전시·공연

SET UP 展

바람아님 2013. 2. 27. 21:10

나는 나를 전시한다… 신데렐라·저승사자의 얼굴로(조선일보 스크랩)

분장한 모습 찍고 그림으로… '연기하는 미술가' 배찬효·이정웅

'작품'을 위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장소를 섭외하고, 무대를 세팅하고, 직접 의상을
갖춰입고, 엑스트라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후, 촬영한다. 작업과정만 보자면 감독이
각본·연출·주연을 모두 맡은 영화 같다. 하지만 이들은 '연기하는 미술가'. 사진가
배찬효(38)와 화가 이정웅(31)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내달
6일까지 2인전 'SET UP'을 연다.

 '스페이스K 서울'은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는 전시장.  (02)3677-3197

 

이하 모든 사진은 스페이스 k_서울 에서 다운로드한 것입니다.

배찬효의 2012년작‘의상 속 존재-앤 불린’ <왼쪽>, 이정웅의 2012년작‘노를 놓치다’

 

 

 

 

 

 

 

 

 

 

 

◇서양 여성으로 분장한 동양 남자, 배찬효

경성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런던 슬레이드스쿨에서 유학한 재영(在英) 사진가
배찬효는 2005년부터 서양 동화 속 주인공, 영국 역사 속 비극적 인물 등으로
분장한 자신의 사진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시리즈 제목은 '의상 속 존재'.
"영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동양인 남성'으로서의 소외감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들'이 '동양 남성'에 대해 갖는 편견은 어디에서 온 걸까, 생각하다가 역으로
내가 '서양 여성'이 한번 돼 보자고 생각했죠."

얼굴은 서양 여성처럼 분장하되 노리끼리하고 울퉁불퉁한 손에서 동양 남자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 슬픈 '자화상'. 2007년부터는 '신데렐라' 등 동화 속
여주인공이 됐다. "여성이 남성으로 대변되는 절대권력에 의해 신분 상승을 하는
동화를 골랐죠. 결국 현대 서양에서 동양 남성을 보는 시각이 서양 역사에서
여성을 보아온 시각과 다를바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수동적이고 약한
존재라는 편견 말입니다."

소외와 편견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그의 사진작업은 앤 불린, 메리 스튜어트 등
영국사 속 권력의 희생양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마녀사냥' 시리즈를 찍고 있다.

 

Existing in Costume "Rapunzel" / Digital C-Print_180x230cm_ed.2/3_2009

 

Existing in Costume 1 / Digital C-Print_76.2x61cm_ed.AP2_2006 

 

미녀와 야수 Existing in Costume "Beauty and the Beast" / Digital C-Print_120×153cm_ed.4/5_2008

 

Existing in Costume "Swan Lake" / Digital C-Print_120×153cm_ed.4/5_2009 

 

Existing in Costume Guy Fawkes / C-Print_153x120cm_ed.1/5_ 2012 

 

Existing in Costume Henry 8th / C-Print_153x120cm_ed.1/5_ 2012

 

 Existing in Costume Mary Stuart / C-Print_153x120cm_ed.1/5_2012

 

 Existing in Costume Robert Devereux / C-Print_153x120cm_ed.1/5_2012

 

Existing in Costume Thomas Cranmer / C-Print_153x120cm_ed.1/5_2012

 

◇저승사자를 연기하는 남자, 이정웅

망자(亡者)를 배에 태워 지하세계로 인도하던 저승사자,
실수로 노를 놓치고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흰 바지저고리에 검정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이 저승사자 그림 앞에서 해사한 얼굴의 청년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저예요."

성균관대 미술학과 출신의 이정웅의 주요 주제는 죽음과 이별. 사자(死者)를
인도하는 저승사자의 해프닝을 연극 무대의 한 장면처럼 그려온 그는 항상
저승사자 중 한 사람으로 자신을 등장시킨다. 장소와 인물을 섭외해 연출한 후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다시 그림으로 옮긴다. 사진에서까지 세부가 섬세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의상은 동대문에서 구입한 3만~5만원짜리면 충분하다고.

"몇 년 전 실연을 당한 상태에서 가까운 친지마저 세상을 떠나는 충격을 겪었어요.
'이별과 죽음'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하다가 저승사자를 떠올렸죠. 죽은 사람의
사정도 봐주고, 얘기도 들어주곤 하는 인간적인 저승사자.

" 일상과 예술을 다리 놓는 예술가의 역할이란 어쩌면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저승사자와도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침묵의 퍼레이드 - Silently Parade / Oil on canvas_193.9×390.9cm_2012

 

2012년작  ‘노를 놓치다’- Lost Oar / Oil on canvas_145.5×112cm_2012

 

클뤼티에 - Clytie / Oil on canvas_193.9×112cm_2012

 

매듭을 풀다 - Untie a knot / Oil on canvas_193.9×97cm_2012

 

석고대죄(席藁待罪) - Kneel down to Wait for the Judgement / Oil on canvas_162x112cm_2010

 

내가 아니오! / Oil on canvas_112x162cm_2010

 

그릇이 작다 - A Man of Poor Caliber / Oil on canvas_112.2×193.9cm_2012

 

 회자정리 - Those Who Meet Must Part / Oil on canvas_91x118cm_2008

 

마지막 충고 - Last advice / Oil on canvas_65x91cm_2009

 

해고되다 - Fired / Oil on cavas_130x89.5cm_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