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그림으로 보는 자연] 독 있는 천남성 열매, 젤리 같아도 먹으면 안 되죠

바람아님 2015. 1. 22. 09:48

(출처-조선일보 2015.01.22 박윤선·생태교육 활동가)

제주도의 비자림은 마치 겨울이 없는 것 같아. 

숲 한가운데 들어가 있자니, 푸르러서 겨울이 안 왔나 싶기도 하고, 벌써 봄이 온 건가 하기도 해. 

새빨갛고 탐스러운 천남성 열매도 마르기는커녕 여전히 싱싱하더라고. 이름이 천남성이라니, 풀 이름 치고 독특하지? 

옛날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다가 당나라 사람들이 병을 고치는 데 쓰면서 '하늘에서 내린 남쪽별'이란 뜻으로 

'천남성(天南星)'이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어. 

천남성의 뿌리가 희고 둥글어 노인의 머리와 닮았다는 뜻에서 이름 붙었단 또다른 이야기도 있지. 

머리털이 희끗희끗하게 센 걸 뜻하는 '성성(星星)하다'는 말에서 천남성의 '성(星)'자를 땄다는 거야. 

천남성은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날씨가 딱 알맞은 제주도 숲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천남성 열매 일러스트
그림=공혜진(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겨울 열매’)
천남성은 통통한 줄기 끝에 잎이 모여 있어. 하늘을 보고 반듯하게 펼쳐져 있지. 
줄기 옆이나 줄기 사이로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어. 
꽃도 열매만큼 특이해. 기다란 통처럼 생겼거든. 통의 한쪽 끝은 멋지게 휘어 그 안의 꽃술 위로 드리워 있지. 
우산처럼 비를 막아 주는 거야. 
통 안에 들어왔던 곤충들이 꽃가루를 잔뜩 묻힌 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아래쪽엔 구멍이 뚫려 있어. 
뭉툭한 핫도그처럼 생긴 열매는 옥수수 알처럼 촘촘하게 박혀 있어. 
풀빛일 때는 눈에 좀 덜 띄다가 가을이 돼 새빨갛게 익으면 눈에 퍽 잘 띄어. 
잎들이 마르면 줄기 끝에 실한 열매만 남아 더 두드러져 보여. 
말랑말랑 젤리처럼 입에 쏙 넣고 싶겠지만, 절대 그러면 안 돼. 혹시 만졌다면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지. 
사람이 먹으면 안 되는 독이 있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