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일사일언] 韓流 역풍이 분다

바람아님 2015. 1. 27. 09:43

(출처-조선일보 2015.01.27 손관승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저자)


손관승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저자 사진콘텐츠 회사를 경영한 이력 때문인지 요즘 해외에서 콘텐츠 사업 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부쩍 잦다. 

마주 앉은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한때 일본 도쿄 시내에 100명 가까운 직원을 거느렸던 

회사 대표는 반한(反韓) 감정이 장기화하면서 직원을 절반 이하로 줄였는데도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일본에서 아예 철수하고 동남아로 건너갔고 한류의 대명사였던 신오쿠보 거리는 

손님이 뚝 떨어져 은행 대출금마저 갚지 못하는 상점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의 전망 또한 밝지 않다. 

문화 산업이 한·중 FTA의 최고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들떠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최근 중국의 한류 열풍은 전적으로 인터넷 덕분이었는데, 올해 들어서자마자 중국 광전총국이 

해외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류 팬들은 아이치이, 요우쿠, PP-TV 같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즐기고 있었는데 

'별에서 온 그대'가 대박이 나자 동영상 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규제의 칼날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장금'의 폭발적 인기 이후 중국 텔레비전에서 사실상 한류 드라마 편성이 사라진 것과 같은 현상이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대외적으로 한류(韓流)라는 단어를 

자제하자고 주장해 왔다. 한민족의 긍지를 드높여 줬다는 

면에서는 자랑스러운 단어임이 틀림없지만 콘텐츠 수출이라는

측면에서는 역풍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국의 속 좁은 문화 정책이 근본 원인이지만 

그것만 탓해서는 안 된다. 어느 나라든지 문화의 일방적 

유입에는 강한 반감과 함께 편협한 민족주의가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양방향 문화 교류를 위해 최소한 

시늉이라도 보여줘야 한류는 지속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와 정치권, 방송 책임자들은 현명해 

보이지 않았다.

성공의 덫이란, 

과거 성공했던 방식에 자만하다가 결국 실패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만든 한류인데, 

한류(寒流)가 될까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