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981

벼랑 끝 이승만, 최강국을 움직인 약소국의 비밀병기는?[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2. 17. 02: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강대국 틈에 끼인 약소국의 생존전략 세계열강의 전쟁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약소국의 비결은 무엇인가? 1959년 시카고 대학 출판사에서 펴낸 폭스(Annette Baker Fox, 1912-2011) 교수의 은 슬기로운 외교 전략으로 국체를 보전한 터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페인 등의 사례를 분석했다. 이 모든 나라들은 2차 대전의 화마 속에서도 강대국에 병합되지 않고서 오히려 더 강성한 국가로 거듭났다. 세계 외교사에는 군사적 열세에 처한 약소국이 강대국을 압박하여 큰 양보를 받아내는 외교술을 발휘한 사례가 적지 않다. 약소국 지도자가 다양한 전술과 기상천외한 술수를 써서 강대국 실권자들을 절절매게 가지고 노는 ..

“美대사 앞에서 권총 꺼내 든 이승만”...프란체스카 여사 일기 속 그 날 [유석재의 돌발史전]

조선일보 2024. 2. 15. 23:43 수정 2024. 2. 16. 00:22 그는 과연 전쟁을 피해 달아나려던 ‘런승만’이었을까 이승만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감독 김덕영)에서 사람들이 무척 의아해하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6·25 전쟁 초기에 망명 정부를 세울 것을 권유하는 존 무초 주한 미국대사 앞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총을 빼들었다는 에피소드입니다. 이 일화를 처음 접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길까요. 그리고 어느 기록을 근거로 한 것이었을까요. 그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1900~1992) 여사가 쓴 영문 일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전쟁이 발발한 1950년 6월 25일부터 중공군 개입 이후 유엔군이 37도선으로 철수해..

‘이승만 죽이기’ 60여 년, ‘팩트’를 지어내는 역사가들[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2. 11. 10:00 수정 2024. 2. 11. 14:10(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한 유명 교수(역사학자)가 2년 전 어느 대중 강연에서 1952년 최초의 국민 직선제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제2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당시에 문맹률이 높은데 누가 기호 1번 차지하느냐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이승만 대통령이 기호 1번이에요. 당연히 (당선)되는 겁니다. 이건 뭐, 기본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강한 권력을 차지하게 되는 거고요······.” 이 역사학자는 이날 강의에서 김구도 김규식도 없는 1952년 상황에서 국민이 아는 정치인이라곤 이..

[이숙인의 조선가족실록] 본처에겐 데면데면, 젊은 첩 죽자 “훗날 자네 곁에…”

중앙일보 2024. 2. 9. 00:33 이괄의 난 진압한 이시발의 사랑 동갑 정실 민씨와는 애정 부족 첩 이씨는 재색 겸비한 이상형 이씨 죽자 눈물의 제문 직접 써 민씨 묘지명은 최립에게 부탁 후손들 민씨 곁에 이시발 묻어 지금과 다른 적서 관념의 단면 “자네는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는가. 내 늘 자네에게 말했지, 나보다 열여섯 살 적으니 뒤에 죽어야 한다고. 자네는 또 ‘내가 먼저 죽길 원하오’라고 했지. 사생(死生)은 인연 따라 정해지고 명(命)에는 운수가 있다지만 자네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단 말인가.”(제측실문·祭側室文) 벽오(碧梧) 이시발(李時發, 1569~ 1626)이 눈물로 쓴 아내 제문의 도입부다. 이시발은 문관이면서 병법에도 탁월하여 이괄의 난을 진압했고 후금(後金, 청나라)..

“‘김일성의 아이들’아, 이승만의 ‘건국 전쟁’ 보러 가자!”[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2. 3. 02: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김일성의 아이들”을 위한 영화 “건국 전쟁” 1980년대 대학에 들어가 마르크스 추종자가 되고 “김일성의 아이들”로 거듭났던 86세대 운동권들은 날마다 머릿속으로 이승만을 형틀에 묶어두고 “미제 꼭두각시 남북분단 원흉”이라며 돌팔매질 해댔다. 해방 전후사에 관한 극좌 편향 역사관에 빠져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했던 주사파 집단은 더더욱 이승만 죽이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들은 풍문과 헛소문만 듣고서 이승만을 증오하고 조롱했으며, 거짓 선전과 허위 선동을 일삼으며 그의 인격을 살해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김일성을 향한 숭배심이 자라날수록 이승만에 대한 적개심은 커져만 갔다. 문제는 86세대가 이승만에 관해선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화엄사 홍매화, 천연기념물 지정… “경제적 가치 23억”

동아일보 2024. 1. 25. 03:02 각황전 옆 나무… 숙종때 심어 ‘4대 매화’와 달리 검붉은 꽃 피워 문화재청은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전남 구례·주지 덕문 스님)의 홍매화 1주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이번에 지정된 홍매화는 화엄사 각황전(국보) 옆에 있는 것으로 지정 명칭은 ‘구례 화엄사 화엄매’(사진)다. 화엄사 천연기념물에는 1962년 지정된 지장암 옆 올벚나무(1주)와 2007년 지정된 길상암 앞 매화(속칭 들매화·1주)가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된 각황전 옆 화엄매는 앞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대 매화(순천 선암사 선암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화)와 달리 검붉은 꽃을 피우는 유일한 매화”라며 “학술적 가치는 물론이고 많은 국..

[유홍준의 문화의 창] 대한제국의 영빈관, 덕수궁 돈덕전

중앙일보 2024. 1. 18. 00:31 비운의 대한제국 황실의 건축들 중명전, 정관헌, 석조전, 돈덕전 근대사회를 지향한 서양식 건축 르네상스 양식의 우아한 미감 덕수궁은 조선왕조의 5대 궁궐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기실은 대한제국의 황실 건축이라고 해야 맞다.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의 건국이 세계만방에 선포됨으로써 조선왕조는 그때 막을 내렸다. 그리고 대한제국은 1910년 8월 29일 강제 체결된 한일병합조약이 공포됨으로써 종말을 고하였으니 13년간 엄연히 존재했던 황제의 나라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한제국은 무늬만 황제의 나라로 생각하며 흔히는 ‘구한말(舊韓末)’이라고 부르며 1910년을 조선왕조의 마지막으로 기술하기도 한다. 1895년 명성황후가 일제에 의해 시해되는 을미사변에 이어..

[이숙인의 조선가족실록] “아들 일은 해소 못 할 고통” 89세에 손자뻘 왕 앞에서 눈물

중앙일보 2024. 1. 12. 00:35 황희 정승과 그의 자녀들 차남 황보신 부정축재 11년 추방 손자에 화 미칠까 아들 용서 빌어 자녀에겐 관대, 3남1녀 모두 말썽 “영상 자리 안 맞아” 사퇴 간청도 세종과 품격의 정치 보여줬으나 집안 다스리기는 실패 평가 나와 “신의 아들이 장물죄를 범해 관직을 삭탈 당한 지 11년이 되었습니다. 신의 나이 지금 89세이니 죽음이 조석(朝夕)에 달려 있습니다. 늙은 소가 새끼를 핥아 주는 심정이고 보니 아들의 일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해소되지 못할 고통이옵니다. 부자의 정은 천성인지라 감히 천위(天威)를 범하고 죽음을 무릅쓰며 아룁니다.”(『문종실록』 1년 2월 2일) 아들의 죄를 구원해달라는 구순의 늙은 아버지는 20년을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