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65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3] 홍콩 청년의 망명

조선일보 2024. 1. 1. 03:02 Taylor Swift ‘Exile’(2020)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 공산당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침해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홍콩의 민주화와 독립을 꿈꾸며 항거하는 홍콩 주민들의 시위 또한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그 저항의 몸부림이 피크에 오른 것은 2019년 이른바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투쟁이다. 2019년 6월 9일 백만 명이 넘는 홍콩 시민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런던과 뉴욕, 도쿄와 서울 등 세계 20여 대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는 9개월 이상 이어졌고 21세기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 중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시위로 기록되었다. 2019년 이 시위를 주도한 스물두 살의 민주화 운동가 토니 청이 지난 27일..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2] 빛의 시간이 되는 크리스마스

조선일보 2023. 12. 25. 03:00 Jose Feliciano ‘Feliz Navidad’(1970) 크리스마스는 라틴어 ‘그리스도(Christus)’와 ‘모임(massa)’의 결합을 뜻하는 영어이다. 프랑스어로는 ‘Noel’, 독일어로는 ‘Weihnachten’, 스페인어로는 ‘Navidad’라고 한다. 1970년 시각 장애인 뮤지션 호세 펠리치아노가 만들고 발표한 이 노래는 스페인어로 ‘메리 크리스마스’가 되겠다. 이날이 정녕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이 맞느냐 아니냐의 논쟁은 지금 의미가 없다. 동양의 동지와 며칠 차이 나지 않는 크리스마스가 어둠의 시간이 끝나고 빛의 시간이 시작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하는, 동서 대륙을 넘는 모든 인류의 염원이 아니었을까? 호세 펠리치아노의 이 캐럴은 캐럴 역..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1] 부패와의 전쟁

조선일보 2023. 12. 18. 03:02 AJR ‘Burn the House Down’(2018) 러시아와 힘겨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맞는 두 번째 겨울은 혹독하다. EU 가입의 9부 능선은 우여곡절 끝에 넘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전비를 지원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와 의회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미국이 슬며시 발을 뺀다면 내년 여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때 이른 전망도 슬슬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브뤼셀로 분주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트란스 카르파티아 지역 의회 회의 중에 한 의원이 수류탄을 터뜨려 26명이 중상을 입었다.......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내부의 또 하나의 전선은 부패와의 전쟁이다. 젤렌스키가 집권할 수 있었던 ..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0] 연봉 924억원

조선일보 2023. 12. 11. 03:00 Lunch Money Lewis ‘Bills’(2015) 이번 겨울 스토브 리그의 핫이슈였던 오타니 쇼헤이가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 계약을 LA 다저스와 했다. 10년 동안 총액 7억달러. 우리 돈으로 평균 연봉 924억에 이르는 어머어마한 계약이다. 미국 야구의 자존심인 마이크 트라우트의 종전 기록 12년 4억2650만달러를 훨씬 뛰어넘을 뿐 아니라 미식축구 캔자스시티의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가 보유하고 있던 북미 프로 스프츠 최고 몸값인 10년 4억5000만달러 역시 가볍게 제쳤다. 평균 연봉에서는 축구의 신이라는 리오넬 메시가 FC바르셀로나와 사인한 4년 6억7400만 달러엔 못 미치지만 총액은 메시보다 높다. 플로리다 출신 래퍼가 2015년 발표한..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89] 헨리 키신저

조선일보 2023. 12. 4. 03:02 Bob Dylan ‘When You Gonna Wake up?’(1979)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무장관으로, 그리고 가장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던 헨리 키신저가 10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에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다.” 유명한 그의 어록처럼 그는 이념을 넘어 국익을 추구한 현실주의 외교관이었다. 밥 딜런은 그를 칼 마르크스와 나란히 지목한다. 키신저가 미국의 정치 외교 지형을 뒤흔든 인물이긴 한가 보다. https://v.daum.net/v/20231204030206783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89] 헨리 키신저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89] 헨리 키신저 “신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

열일한 당신 떠나라, 작곡가 로시니 37세에 펜 놓은 이유

중앙SUNDAY 2023. 12. 2. 00:09 민은기의 클래식 비망록 누구나 언젠가는 은퇴를 한다.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것은 인기의 절정에서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성공은 없으니까. 그러나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 유독 작곡가들에게는 은퇴가 없다. 육체는 쇠약해져도 창작욕은 줄어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작곡가들은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는다. 유독 이들에게 미완성 작품이나 유작이 많은 이유이다. 그래서 당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조아키노 로시니가 37세의 나이를 끝으로 오페라 작곡을 그만둔 것은 당시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는 여전히 너무 젊었고 그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88] 가장 위대한 쇼

조선일보 2023. 11. 27. 03:03 Jassmi/Almas/Karaa ‘This is Our Time’(2020) 28일이면 2030년 엑스포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대통령부터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 그리고 한류 스타들까지 발벗고 나서서 빈 살만이 진두지휘하는 중동의 오일 머니 파워에 맞서고 있다.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 3대 이벤트로 꼽히는 산업혁명의 꽃이다. 올핌픽보다 거의 반세기나 앞서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의외로 시작이 초라했던 올림픽과 월드컵과는 다르게 엑스포는 시작부터 폭발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초기 올림픽 중 몇몇이 엑스포의 부대 행사처럼 치러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선진적인 과학기술의 산물들이 총출동하는 엑스포는 스포츠 행사들보다 직접적으로 자국..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86] 마약 중독

조선일보 2023. 11. 13. 03:00 Ed Sheeran ‘The A Team’(2011) 2010년대 이후 영국의 국민 가수로 부상하게 되는 에드 시런의 이 출세작은 마약에 찌들어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거리의 여인에 대한 노래다. 더듬는 말투와 특이한 머리카락 색 때문에 어려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곤 했던 소년은 고작 스물 여섯 살 나이에 대영제국 훈장(MBE)을 받았다. 마약 중독에 대한 팝 음악의 역사는 유구하다. 그리고 동시에, 셀 수도 없는 레전드 뮤지션들이 마약중독 스캔들을 일으켰다. 그리고 얼마전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십년간 방영되었던 미국 TV 시트콤의 영원한 고전 에서 챈들러 빙 역을 맡았던 배우 매슈 페리가 자기 집 욕조에서 그리 길지 않은 삶을 마감했다. 아직 구체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