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12. 18. 03:05 40년 사진 인생 회고전 여는 한국현대사진 거장 구본창 어쩌면 ‘항해’의 시작은 그해 여름, 제주 바다였는지도 모른다. 모국의 공기는 폐쇄적이었고, 강렬한 햇빛은 숨통을 조여왔다. 돈도 없고, 친구도 없었다. 저물녘. 바다를 헤엄치다 뭍으로 올라오던 소년이 그를 구원했다. 양팔로 대지를 딛고 솟구치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구본창은 “40년 전 꼬마의 모습에서 맨몸으로 미지의 땅에 들어서는 날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내년 3월까지 한국 현대 사진의 거장 ‘구본창의 항해’전을 연다. -왜 ‘항해’인가. “1972년에 찍은 ‘자화상’이 있다. 남해에 놀러 갔다가 먼바다를 응시하는 내 뒷모습을 찍은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동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