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전시·공연 386

[김한수의 오마이갓]한 송이 종이꽃 피우는 데에도 1년 정성이 필요하다

조선일보 2023. 10. 11. 00:11 진관사 지화장엄연구소 19일까지 특별전 “종이로 만든 지화(紙花)도 시간이 지나면 시드는 거 아세요?” 지난 5일 진관사의 지화 전시회 ‘자비의 향기, 꽃으로 피어나다’ 개막식에 갔다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종이로 만든 꽃도 시간이 지나면서 습도 등의 영향을 받아 눅눅해지고, 쭈글쭈글해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진관사 입구 한문화체험관에서 19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를 보러 가면서 ‘AI시대에 사람이 손으로 종이를 접어서 꽃을 만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습니다. 1년 내내, 한겨울에도 생화(生花)가 나오는 시대, 3D프린터로 못 만드는 게 없는 시대, 플라스틱 조화(造花)를 진짜 꽃처럼 만드는 시대 아닙니까. 종이꽃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생화나 플라스틱 조화보..

폭 2.5m 높이 4.2m… 日 박물관에 나온 압도적 고려 불화

조선일보 2023. 9. 18. 03:04 규슈박물관 고려·조선 불교미술展 “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답네요.” 높이 4m 넘는 불화에 압도된 관람객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온 세상 중생의 고난을 보살핀다는 자비(慈悲)의 관음보살이 비단 화폭 속에서 빛나고 있다. 호화로운 금박 무늬에 붉은 치마, 시스루 같은 투명 베일을 온몸에 두른 고혹적 자태. 달빛 아래 바위에 앉은 관음보살이 진리를 구하는 선재동자를 내려다보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다. 현존 최대(最大) 고려 불화인 일본 사가현 가라쓰(唐津) 가가미진자(鏡神社) 소장 ‘수월관음도’(세로 419.5㎝, 가로 254.2㎝)가 전시장에 걸렸다. 일본 후쿠오카현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숭고한 믿음의 아름다움-고려시대와 조선시..

DDP에 펼쳐진 환상적인 '서울라이트' [뉴시스Pic]

뉴시스 2023. 9. 10. 22:13 서울의 밤을 화려하게 수 놓은 미디어파사드쇼가 DDP에서 펼쳐졌다.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DDP가을축제: 디자인&아트'의 일환으로 열린 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에선 DDP 서측 222m 길이의 굴곡진 외벽에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의 '메타-네이처 AI' 미디어 파사드가 구현됐다. ‘메타-네이처 AI’는 서울라이트 DDP 2023의 주제인 ‘Digital Nature’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미구엘 슈발리에의 새로운 작품으로, 현대 사회에서 실제 자연과 기술적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여 그 관계성을 보이고자 했다. 다양한 나무, 잎, 꽃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결합하여..

[IFA 2023] 첨단 AI·로봇 기술 경연장된 베를린…'로봇 개’에 수술 로봇도 등장

조선비즈 2023. 9. 3. 06:01 수정 2023. 9. 3. 06:07 中 로봇기업 유니트리, 4족 보행 로봇 공개해 주목 반려견, 건설현장부터 탐사임무 수행까지 5G 연결 기반 ‘촉각’ 느끼는 로봇도 등장 올해 IFA 2023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개화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는 의료, 배송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 영역에 필요한 로봇 기술들과 시제품이 등장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되고 있는 IFA 2023에는 다양한 로보틱스(Robotics) 기업들과 기관들이 참여해 전시공간을 꾸렸다. IFA 주최측이 마련한 ‘로보틱스 허브’ 공간에는 AI 기반 로봇 비서를 비롯해 가정용 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 헬스..

빛으로 재창조된 자연, 서울 밤하늘에 활짝 피다

중앙SUNDAY 2023. 9. 2. 00:33 ‘서울라이트 DDP’ 전시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11일간 서울 동대문의 랜드마크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든다. 2019년 개막한 이래 매년 겨울이면 도심 한복판을 환하게 비췄던 빛 축제 ‘서울라이트 DDP’가 올해는 겨울뿐 아니라 가을에도 밤하늘을 수놓는다. 디지털 아트 거장 슈발리에·아셔 작품 올해의 주제는 ‘디지털 자연(Digital Nature)’. “실물로 경험해 온 자연과 인류가 창조한 기술적 자연이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주제로 프랑스 출신의 미구엘 슈발리에와 스위스 출신의 댄 아셔, 두 명의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가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DDP 디자인 랩 앞 LG전자..

[C컷] 착시를 부르는 이태리 예술 사진들

조선일보 2023. 8. 19. 07:11 올해 동강국제사진제에 소개된 이태리 사진가전 어두워가는 하늘을 뒤로 높은 산들이 이어진 풍경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산이 아니라 부러진 나무다. 다른 고목은 미래 도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가 안토니오 비아시우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등산을 하다가 우연히 부러진 나무를 발견하고 이런 사진들을 완성했다. 색을 버리고 사실감을 배제한 흑백 사진의 질감으로 최소의 조명만으로 광선의 대비를 통해 사진가의 상상력을 극대화했다. 이 노련한 이태리 사진가는 부러진 나무나 동물뼈, 화산재, 모짜렐라 치즈 등을 흑백사진으로 찍어서 생명의 탄생과 소멸에 대해 이야기 한다. 냄비 속에 끓는 우유 거품과 치즈 덩어리가 마치 우주에서 혜성 하나가 불덩어리로 날아오는 것 ..

명화에 깃든 흥미진진 뒷얘기… 벌써 20만명 발길

동아일보 2023. 8. 17. 03:02 英내셔널갤러리 ‘거장의 시선…’전 더 깊이 감상할 작품 사연 포인트 세잔-졸라 情 스민 ‘작업실의 난로’… 백지수표 제시해 로사 작품 소유 국립중앙박물관서 10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6월 2일 개막한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를 20만 명 넘게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 전시를 찾은 누적 관객 수는 15일 기준 20만118명으로, 개막 75일 만에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9년 30만 명이 관람한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의 ‘데이비드 호크니’전보다 5일 빠른 기록이다. 이탈리아 바로크 거장인 카라바조부터 렘브란트, 인상파 작가인 모네 마네 세잔 등 거장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자작나무 숲] 남겨진 그림, 남겨진 사랑

조선일보 2023. 8. 15. 03:01 월북 화가 이쾌대·임군홍 작품, 아내가 굳게 지킨 덕에 세상 빛 봐 칸딘스키 연인 뮌터, 지하실에 칸딘스키 작품 숨겨 나치 탄압 비켜가 인내와 믿음, 강인한 고집… 그 힘이 남겨진 그림과 사랑을 지켜냈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울 명륜동 집에서 작업 중이던 마지막 그림 ‘가족’은 그림 속 가족이 집을 팔고 이사 나가는 순간까지 이젤 위에 그대로 놓여 주인을 기다렸다. 1950년에 북으로 간 임군홍 화백 이야기다. 월북한 가장이 남긴 그림은 함부로 노출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었다. ‘두 칸짜리 집에 산다면 방 한 칸은 온전히 부친의 작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집을 옮겨 다닐 때도 늘 작품 보관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그림 속 젖먹이였던 아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