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72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그 시절이 좋았다” 말하는 남자의 내면에 있는 것

[중앙일보] 입력 2016.11.05 00:01 김형경/소설가 개인이 경험하는 트라우마는 즉시 치유되지 않으면 마음에 맺힌다. 개인은 살아남기 위해 그것을 힘껏 억압하거나 수용할 만한 모습으로 미화시켜 간직한다. 억압이든 미화든 내면 트라우마는 생의 에너지를 끌어당기며 성장과 발달을 방해한..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통찰과 몽상 사이, 직관과 망상 사이

[중앙일보] 입력 2016.10.29 00:01 김형경/소설가 소설가라는 직업은 상상력이라는 정신 기능을 주요 도구로 사용한다. 이성적 판단, 논리적 사고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토대일 뿐 작품의 구체적 형상은 상상력을 빚어 만들어낸다. 상상력이 원활히 전개되는 조건을 찾아다니던 습작기부터 의..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금연처럼 어려운 남자의 어른 되기

[중앙일보] 입력 2016.10.22 00:01 김형경/소설가 40대인 지인 남성은 3년째 담배를 끊는 중이다. 안부와 함께 금연 여부를 물으면 진지하게 답한다. “열심히 끊고 있습니다.” 처음에 그 표현은 공허한 의지나 자기 위안처럼 들렸다. 3년째 같은 말을 듣다 보니 한순간 그것이 금연이 아니라 심..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시련의 시간을 건너는 남자에게 필요한 것

[중앙일보] 입력 2016.10.15 00:01 김형경/소설가 시련의 시간을 건너본 사람은 경험으로 알게 된다. 실패의 순간 친구와 적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을. 어떤 친구는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라면서 차가운 판단과 평가의 말을 던진다. 다른 친구는 “괜찮아?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투사 금지의 세상에서 남자의 새로운 생존법

[중앙일보] 입력 2016.10.08 00:01 김형경/소설가 거리를 걸을 때, 남성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낀 지 꽤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좁은 거리에서 남자와 마주치면 당연히 여자 쪽에서 몸을 피했다. 남자의 직진은 너무나 당당해서, 생각에 몰두한 채 걷다가 남자 어깨에 부닥쳐 몸을 휘청거린 ..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덤의 문화’로 미화되는 ‘거지 마음’ 인식하기

[중앙일보] 입력 2016.10.01 00:01 김형경/소설가 개인적으로 ‘덤의 문화’는 시장 상인들이 고안한 소박한 마케팅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한 줌 더 얹어주는 콩나물’을 누가 ‘넉넉한 인심, 넘치는 온정’이라 해석하기 시작했는지 궁금했다. 덤의 문화를 미화하는 풍토에서 영업..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눈치 없는 남자는 유능하고 행복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6.04.16 00:02 김형경/소설가 오래전 만화가 고우영 선생님의 『삼국지』를 탐독한 적이 있다. 작가가 해석한 등장인물 캐릭터가 흥미로웠는데 그중 인상적인 인물은 유비였다. 그는 장비처럼 용맹하거나 관우처럼 의리 있는 장수도 아니고 제갈량과 같은 전략가도 아니었..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사기꾼 남자가 마음으로부터 원하는 것들

[중앙일보] 입력 2016.09.10 00:01 김형경/소설가 살면서 품었던 의문 하나. 농부는 땡볕에서 김매며 고추를 가꾸지만 유통업자는 고춧가루에 이물질을 섞어 부피를 키운다. 파도와 싸우며 조업하는 어부와 달리 유통업자는 생선 배 속에 납덩이를 넣는다. 자식처럼 보살피며 소를 키우는 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