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72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자들의 나라

[중앙일보] 입력 2016.06.18 00:01 김형경/소설가 태초에 남자의 투사가 있었다. 에덴동산의 아담은 선악과를 따먹은 이유가 이브의 유혹 때문이라면서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여자에게 전가했다. 중세의 마녀사냥도, 니체의 유명한 여성 혐오도 무의식 속 여성에 대한 두려움을 여성 일반에..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삼척동자’ 남자의 마음속에 있는 것

[중앙일보] 입력 2016.06.11 00:01 김형경/소설가 서울 근교 신도시에 살던 시절, 산책 삼아 거리를 걷다 보면 드라마를 촬영하는 팀과 맞닥뜨리는 일이 잦았다. 작업에 집중해 있는 무리 가운데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두 직종의 인물이 있었다. 배우와 감독. 배우는 특별한 옷차림과 화장 때..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무덤까지 이어지는 욕망, 그 허망한 함정에 대하여

[중앙일보] 입력 2016.06.04 00:01 김형경/소설가 문단의 원로 시인께서 사석에서 하신 말씀을 전해 들었다. “내가 죽은 후 무덤을 열면 시(詩)가 수북이 쌓여 있을 것이다.” 원로 소설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직접 듣기도 했다. “나는 죽어서 누워 있다가도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무..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자신을 사용하는 남자, 타인에게 의존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5.28 00:01 김형경/소설가 그 여성은 20대 초반에 결혼했다가 서른 살 전에 이혼했다. 이혼 후 마음을 돌보면서야 자신이 했던 결혼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것은 단지 아버지에서 남편으로 의존 대상을 바꾼 행위였다. 현실 속 남편이 마음속에 간직된 이상화된 남편 이미..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옛날이야기 하나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중앙일보] 입력 2016.05.21 00:01 김형경/소설가 옛날 옛적에 꽃다운 열일곱 살 여학생이 있었다. 이성을 향해 마음 달뜨는 나이여서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어쩌다 임신이 되었고 학교에도 알려졌다. 학교에서는 즉각 그 학생을 징계했다. 학교에서 사라진 여학생은 무수한 소문을 남겼다. 아..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눈치 없는 남자는 유능하고 행복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6.04.16 00:02 김형경소설가 오래전 만화가 고우영 선생님의 『삼국지』를 탐독한 적이 있다. 작가가 해석한 등장인물 캐릭터가 흥미로웠는데 그중 인상적인 인물은 유비였다. 그는 장비처럼 용맹하거나 관우처럼 의리 있는 장수도 아니고 제갈량과 같은 전략가도 아니었..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남성 집단이 연출하는 갈등과 분열의 드라마

중앙일보 2016.03.26. 00:03 예전에, 지인 남성으로부터 5년쯤 지속되었다는 철학 공부 모임에 참석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 나의 첫 반응은 이랬다. “그 모임에는 갈등이나 이합집산이 없어?” 그때까지 내가 경험한 모임은 대체로 분열로 귀결되곤 했다. 성장기 또래 모임도, 성인들의 친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