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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홍기 보며 합장..소림사 1500년 만에 첫 국기게양식

바람아님 2018. 8. 29. 10:13

 한갸레 2018.08.27. 19:46


장삼 입고 국기 들고와 국가 맞춰 게양식
'국가의 종교활동 개입' 강화 흐름 상징


중국 허난성 소림사에서 27일 1500여년 만에 첫 국기게양식이 열렸다. 소림사 누리집 갈무리

천년 고찰에서 승려들이 합장한 가운데 중국 국가가 울려퍼지고 중화인민공화국 오성홍기가 나부꼈다. 중국 무술의 성지 소림사가 27일 창건 15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국기 게양식 풍경이다.

이날 오전 7시 허난성 정저우 덩펑시 쑹산(숭산)의 소림사 앞 광장에서는 리리 덩펑시 통일전선부장 등 지역 고위 인사들과 소림사 방장 스융신 등 승려 전원이 참가한 가운데 국기 게양식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무술 수업을 위해 소림사에 머무는 외국인들도 참가했다고 소림사 쪽은 전했다.


496년 북위 효문제 때 창건된 선종의 총본산인 소림사에서 국기 게양식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현장 동영상을 보면, 회색 장삼을 입은 젊은 승려들이 줄을 맞춰 국기를 들고 마당으로 입장한다. 대오를 맞춰 기다리던 승려들은 국가 연주와 함께 국기가 게양대에 올라가기 시작하자 두 손을 모아 합장한다.


스융신 방장은 게양식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소식을 전하며 “애국은 불교의 일관된 역사 전통이다. 애국하고 국토의 은혜를 갚는 것은 불제자들의 책무이며, 우리가 장엄한 국토를 위해 다 해야 할 의무”라고 적었다. 1965년 안후이성에서 태어난 스융신은 87년 소림사 역사상 최연소 방장으로 취임했으며, 쿵푸 관련 수익 사업 확장으로 비판과 찬사를 한 몸에 받아왔다. 그는 현재 전국불교협회 부회장 및 허난성 불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중국 허난성 소림사에서 27일 1500여년만에 첫 국기게양식이 열렸다. 소림사 누리집 갈무리

소림사는 게양식과 관련해, 지난 7월31일 전국 종교단체 연석회의가 종교 활동 장소에 국기를 걸자고 한 제안을 솔선수범해 받아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시 연석회의에는 불교협회, 도교협회, 이슬람교협회, 천주교협회, 기독교협회 등 각 종교 단체들이 참석했으며, 종교계 인사들 및 신도들이 국기법 및 국기에 담긴 혁명 선열들의 애국을 배워 국가 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 시설 국기 게양은 최근 중국 당국의 종교 활동 개입이 강화되는 흐름을 상징한다.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당국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