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2019.12.09. 19:09
"'망녕든 늙다리'로 부를 시기 다시 올 수도" 조롱
"트럼프, 우리 행동에 놀랄 것" 군사행동 가능성
"시간끌기는 명처방 아냐..美안전위협 커져가"
김 위원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미국 대통령의 부적절하고도 위험성 높은 발언과 표현들은 지난 5일 우리의 경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상이 다 아는 바와 같이 트럼프는 7일과 8일 기자회견과 자기가 올린 글에서 우리가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켜볼 것이라느니, 북조선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느니,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느니 하면서 은근히 누구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듯한 발언과 표현들을 타산없이 쏟아냈다”며 “참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무력사용’을 언급하는가 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면서 미국 대선에 개입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한 바 있다. 트위터에는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어쩔 수 없이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녕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망녕든 늙다리’는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발언에 김정은 위원장이 성명을 내 ‘늙다리 미치광이(mentally deranged US dotard)’라고 맞대응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
그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지만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의 이상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고려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걱정 또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트럼프는 조선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 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뺏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가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라며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연말시한에 맞춰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시간끌기는 명처방이 아니다”며 “미국이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다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미국의 안전위협이 계속해 커가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김영철의 담화는 체제훼손과 존엄모독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점, 연말까지 시한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예고한다는 점, 대통령의 명칭없이 트럼프, 그리고 ‘망령든 늙다리’ 등 말폭탄을 던졌다는 점에서 전략적 지위향상과 함께 새로운 길의 선택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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