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5-03-22
1987년 덩샤오핑(鄧小平)의 요청으로 중국 최초로 설립된 외국기업인 베이징파나소닉TV유한공사는 2013년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TV공장도 문을 닫았다.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데다 중국 자체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적자가 커진 탓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파나소닉이 남아 있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공장도 곧 일본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줄이면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여 한국기업도 중국 시장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최근 중국 내 일본기업의 비즈니스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중국 투자액은 지난해 43억3000만 달러(약 4조8900억 원)로 전년대비 38.7%가 줄면서 최근 2년 연속 감소했다.
무협 측은 “최근의 이런 흐름은 엔저와 중국의 임금상승,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유턴 정책 등에 힘입어 일본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0엔당 위안화는 2010년 3월 7.5위안에서 올 3월 5.1위안으로 떨어져 중국 내 일본기업은 원가상승 요인이 32%나 발생했다. 일본 내 최저임금은 사실상 변화가 없는데 비해 중국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3%씩 올랐다. 또 중국 정부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중심의 경제개발 전략에서 소비를 늘려 내수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펴는 것도 외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무협은 중국 내 한국기업들도 일본기업의 움직임을 주목하면서 중국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5년간 원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8.4% 오르고 임금부담도 커진 만큼 일본기업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용민 무협 북경지부장은 “중국에서 사업 재편은 일본기업 뿐 아니라 모든 외자기업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한국기업은 실버, 의료, 환경 등 중국 내 수요증가가 예상되나 중국 자체 공급이 미약한 서비스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時事論壇 > 經濟(內,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화문에서/천광암]임금 조정의 나비효과 (0) | 2015.03.26 |
---|---|
[글로벌 아이] 한은의 금리 인하, 어딜 향해 쏘는 화살인가 (0) | 2015.03.25 |
[시론/윤창현]1% 기준금리 시대, 한국경제가 갈 길은 (0) | 2015.03.23 |
한쪽선 “경기부양”… 한쪽선 “총력司正” (0) | 2015.03.21 |
[사설] 미 연준이 벌어준 골든타임마저 놓쳐선 안 된다 (0) | 2015.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