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신문은 선생님 [그림으로 보는 자연] 벚꽃 필 때 먹는 '벚굴'… 속살이 벚꽃 닮아 뽀얗네

바람아님 2015. 4. 9. 12:02

(출처-조선일보 2015.04.09 박윤선·생태 교육 활동가)


굴 일러스트▲ 그림=김준영(호박꽃 '내가 좋아하 는 갯벌')


온 나라 곳곳에 벚꽃이 활짝 피었어. 물론 볕에 따라 활짝 핀 곳, 막 피기 시작한 곳도 있지.

경상남도 하동은 사계절이 다 아름답지만, 

특히 요즘처럼 벚꽃이 활짝 필 때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 눈부시게 흰 배꽃이 가득한 

배밭도 아름답지만, 향긋하게 드리워진 벚꽃 가로수 길이 많거든.

벚꽃의 '벚'자를 딴 유명한 먹을거리도 있어. 

바로 벚꽃 필 때 가장 맛있다는 벚굴이야. 

먹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릴 때 속살이 벚꽃처럼 하얗고 말갛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대.

벚굴은 굽이굽이 모래밭도 아름다운 섬진강에서 나. 

바닷물과 만나는 곳의 강바닥에서 잠수부들이 따. 다른 굴이랑 비슷하게 우툴두툴한 데, 

크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 

사람 얼굴만 한 것도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커.

보통 굴은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바닷가나, 깊이 20m쯤 되는 바다 밑에서 살아. 

바위나 돌에 꼭 붙은 모습이 마치 꽃 핀 것 같다고 '석화(石花)'란 이름도 얻었어.

굴은 한쪽 껍데기를 어딘가에 아주 단단히 붙이고 있어서 그것이 한 개처럼 보여. 

굴은 물이 들어오면 껍데기의 한쪽을 열고 바닷물에 섞인 먹이를 먹어. 

바닷물에는 소금기만 있는 게 아니야.

바닷물 한 방울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지. 

굴 껍데기는 한 가지 색이라 말하기 어려울 만큼 검고 희고 잿빛인 게 마구 섞여 있어. 

모양도 딱 잘라 뭐라 말하기 어려울 만큼 제멋대로 생겼어. 하지만 껍데기 속은 매끄럽고 진주같이 뽀얘. 

속살은 야들야들 보드랍지. 속살이 영양가가 꽤 높아 '바다의 우유'란 별명도 있어. 

면역력도 높여주고, 힘도 나게 하지. 

하지만 굴은 쉽게 감염되기도 하니까 싱싱한 걸 잘 골라 먹어야 해.

갯벌 일러스트
▲ 그림=김준영(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갯벌')
제철인 추운 계절엔 날로 많이 먹고, 다른 계절엔 잘 익혀 먹어. 
굴을 밀가루와 채소를 섞어서 전으로 부치면 고소하고, 탕으로 끓이면 국물이 아주 시원하지. 
생굴은 젓가락질이 서툴면 쥐기 어렵게 흐물흐물해도, 시원하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향긋하니 꿀맛이야. 
그러니 갯마을에선 굴을 '꿀'이라고 하지.

굴은 5~8월에 알을 낳아. 어린 것은 바다를 떠다니다 0.4㎜쯤으로 자랐을 때부터 바위에 붙어. 
그땐 너무 작아 사람 눈에 잘 띄지 않아. 
굴은 1년까진 수컷으로 자라다가 2~3년쯤 되면 암컷으로 성을 바꿔.

굴의 나이는 울퉁불퉁한 껍데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어. 굴은 아가미로 숨을 쉬고 먹이를 얻어. 
바닷물을 들이마시고 그 속에서 영양분만 쏙 거른 다음 내뱉지. 
굴이 먹이를 먹는 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야. 
바닷물에 플랑크톤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부영양화가 되지 않도록 막아 주는 일을 한단다.


벚굴 이미지

(출처-"김진령의 바람흔적" http://neowind.tistory.com/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