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쌀쌀하고 추운 것만 같은데, 어느새 가지마다 파릇파릇 움이 돋고 고운 봄꽃이 활짝 폈어.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봄이지. 이틀 전 음력 3월 3일은 삼짇날이었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지.
삼짇날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갖가지 봄맞이 놀이와 행사를 해.
여자아이들은 풀각시를 만들어 인형놀이를 하고, 남자아이들은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지.
여자아이들은 풀각시를 만들어 인형놀이를 하고, 남자아이들은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지.
사람들은 산에 놀러 가는데, 이걸 화류놀이, 화전놀이, 꽃놀이라고 해.
'꽃달임'이란 예쁜 말도 있는데, 봄철에 들과 산에 핀 꽃을 따 모아 화전을 부쳐 먹는 놀이란 뜻이야.
찹쌀가루를 반죽해 둥글게 빚은 다음 그 위에 꽃을 콕 박아 지지면, 향긋하고 보기에도 좋은 화전이 되거든.
참기름을 발라 고소하게도 먹고, 꿀을 찍어 달콤하게도 먹지. 화전 만드는 데는 진달래가 딱 맞아.
- ▲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꽃')
진달래를 똑 따서 입에 넣으면 쌉싸래하면서도 풋풋하고, 새콤하면서도 끝이 달큼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무리지어 진달래가 필 때쯤 산은 꽃분홍 치마를 해 입은 새색시 같아. 아주 화사하고 곱디곱지.
진달래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피는 토박이 꽃이야. 원래 2~3m쯤 자라니까 키가 작진 않지.
진달래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피는 토박이 꽃이야. 원래 2~3m쯤 자라니까 키가 작진 않지.
은행나무처럼 줄기가 하나로 곧게 자라는 게 아니라, 많은 가지가 갈라지며 자라.
산수유, 개나리, 목련처럼 진달래도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꽃잎이 다섯 장으로 보이지만, 실은 밑 부분이 하나로 붙어 있는 통꽃이야.
가운데는 수술 10개, 수술보다 긴 암술 1개가 있어. 진달래꽃마다 들여다보며 세어 보렴.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라고 하고, 반대로 진달래와 닮았지만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고 해.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라고 하고, 반대로 진달래와 닮았지만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고 해.
철쭉은 꽃에 독이 있어. 그럼 어떻게 구별할까? 진달래는 꽃이 피고 잎이 나중에 돋는데, 철쭉은 그렇지 않아.
진달래 열매는 가을에 익어. 다 익으면 껍질이 갈라지면서 씨앗이 밖으로 드러나.
진달래 열매는 가을에 익어. 다 익으면 껍질이 갈라지면서 씨앗이 밖으로 드러나.
마른 열매 모양은 튤립 같기도 하고, 왕관 같기도 해. 기억해 뒀다가, 가을에 한번 찾아보렴.
진달래 열매-사진 | 진달래 열매-그림 |
소쩍새라고도 불리는 여름새가 두견이야. 옛사람들은 소쩍새 소리를 슬프고 처량하다고 느꼈어.
그래서 애달픈 사연을 지닌 인물이 죽어 소쩍새가 되었고, 소쩍새가 억울해 울며 피를 토한 게 땅에 떨어져 진달래를 붉게
물들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 앳된 소녀처럼 여리고 고운 꽃을 단 진달래에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담다니,
사람들의 상상력은 참 놀라운 것 같아. 그뿐만이 아니지.
진달래를 따서 맛있는 화전으로 부쳐 먹으니 사람들의 응용력도 참 놀랍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