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태아는 기생충이다?' 여성시대, 또다시 도 넘은 막말

바람아님 2015. 5. 18. 09:29

국민일보 2015-5-17

 

최근 20대 이상의 여성들만 가입할 수 있었던 '여성시대'란 카페가 연이어 논란을 일으키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LG 생활건강이란 기업명을 버젓이 아이디로 사용해 활동한 회원 A씨가 이 카페에서 여성의 낙태를 옹호하기 위해 '생물학적으로 태아는 기생충과 같은 존재이며 임신은 기생이다'라는 주장을 펼쳐 또다시 물의를 일으켰는데요. A씨는 자신이 석사 학위를 가졌다면서 이러한 논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자 이에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한 누리꾼이 자신을 면역학을 전공한 의과대학 교수라 밝히면서 '태아는 기생충'이라는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내 자신의 발언을 지적한 누리꾼을 조롱했습니다. 이에 조롱을 받은 누리꾼은 자신이 박사학위를 받고서 석사 학생 2명과 박사 학생 1명을 데리고 있는 교수란 사실을 다시 밝히면서 A씨의 발언이 학문적으로 어떻게 잘못됐는지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그런데도 A씨는 포기할 줄 모르고 누리꾼에게 만일 자신의 논문을 검색해서 자신의 신상 정보를 캐내면 논문 검색 죄로 고소하겠다며 해당 카페 회원들에게 법적 자문을 구해 여러 누리꾼들에게 비웃음을 샀습니다. 애초에 학계에서 논문을 통해 저자의 연락처를 알아내 접촉하는 건 흔한 일인데 A씨는 그런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말 역시 거짓이란 점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다른 누리꾼이 A씨가 LG 생활건강에 해당 기업명을 사용해 기업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신고하기까지 하였는데요. 그러자 다른 커뮤니티에서 정말 해당 기업의 선임연구원이 나타나 회사에 자료 제출을 하기 위해 A씨에 대한 자료 제보를 누리꾼들에게 의뢰했습니다. 이 논란을 초래한 A씨는 평소 자신이 이학석사이며 올해 결혼한 27세의 연구원이라고 밝혔는데, 선임연구원은 조사해보니 실제 LG 생활건강 내에 이런 직원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A씨의 신상 정보 자체가 거짓이었던 겁니다.

이토록 반인륜적인 주장을 펼친 A씨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이 카페의 일부 회원들은 '태아는 기생충'이라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만일 본인들의 주장대로 태아가 기생충이라면 이 세상에 태어난 자신들 역시 기생충의 성체라는 것인데 왜 이들은 자신들의 존엄성과 본인들을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까지 모욕하면서 이런 억지 주장을 펼치는 걸까요? 이 카페 회원들의 구설수는 지금 우리에게 성별을 떠나 극도로 폐쇄된 집단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