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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방어” … 중국 66년 만에 국방전략 수정

바람아님 2015. 5. 27. 09:33

[중앙일보] 입력 2015.05.27

국력 신장 따른 국익 수호 강조
핵전쟁 대비 ICBM 등 공격력 강화
먼 바다까지 해군 작전반경 넓혀
미국 ‘모래장성’ 비판에 정면 대응

중국이 군의 전략 개념을 일반 방어에서 적극적 방어로 수정했다. 방어를 위해 제한적 선제 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핵과 우주 전력 강화는 물론 대양 해군 건설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전세계에서 군사 전략을 펴는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됐다. 중국 국방부는 26일 ‘중국의 군사전략’이라는 주제의 2015년 국방백서를 공개했다. 이번 백서는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관련 미·중 군사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지난달 31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모래장성’을 쌓아 주변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관련 해역 긴장은 유관국가(미국)가 중국의 해역에 저공 비행 정찰을 증가시킨 것도 이유다. 서로 상대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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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서의 ‘적극적 방어’는 중국의 기존 방어 개념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1949년 공산정권 수립 이후 중국군은 공격이 아닌 방어를 군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실제 백서는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군사 확장을 하지 않으며 먼저 공격 당하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딴판이다.

 백서는 중국 국력 신장과 함께 커진 국내외 각 분야의 국익 수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하겠다(大有作爲)”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한 군사 전문가는 “군사적으로 적극적 방어는 적의 공격 징후가 있으면 선제 공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백서는 우선 핵을 “국가 주권과 안전의 기초”라고 정의하며 핵 전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전략군인 제2포병은 완벽한 상시 핵 운용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 전쟁에 대비해 핵 탄두를 늘리고 핵 타격 능력을 제고하겠다는 뜻이다. 백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타격 능력 높이겠다고 명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 미사일 1500∼2000 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수백 기의 핵 탄두가 앞으로 최대 1만 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미국의 ‘모래장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난사(南沙)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분쟁 도서인 시자오(西礁)의 2010년 1월 3일(사진 ①)과 올해 4월 30일(사진 ②) 모습이다. 1만2595㎡의 산호초가 7만7596㎡로 6배 이상 커졌다. 26일에는 화양자오(華陽礁)에서 중국이 등대 착공식을 가졌다(사진 ③). [CSIS 웹사이트, 신화=뉴시스]

 해군은 기존의 단순한 근해 방어 개념에서 벗어나 근해 방어와 원해 호위를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는 “중국 해군은 이미 미국을 상대로 한 대양 해군의 원해 방위 개념을 추구하고 있으나 해군의 역량과 국제사회 반발 등을 고려해 용어를 순화해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11일 지중해에 이어 오는 9월에 동해에서도 러시아와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등 매년 원해 훈련을 대폭 늘리고 있다. 백서는 단순한 영공 방어에서 우주 방어로 확대된 공군의 전략 변화도 소개했다. 우주를 영공의 개념에 포함시켜 미래 우주전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백서는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국가 간 전략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우주 무기가 출현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넷도 국가 방어 전략에 포함시켜 해커 등 공격에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은 1998년 이후 격년으로 국방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올해로 9번째다. 백서는 병력·무기 등 무장 능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