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5-5-29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코앞에 두고 그에 포함된 익산 미륵사지 서탑을 부분 복원이 아니라 완전하게 복원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지만, 부분 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내세운 세계유산 등재 조건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현재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부분 복원 대신 익산 현지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완전 복원은 전연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지에 따르면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미륵사지가 포함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위원회에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것(inscribe)을 권고하면서, 미륵사지 석탑 복원안에 대해서는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6층까지의 불완전한 부분 복원안을 "충분하다"고 판정했다.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코모스는 등재 권고를 판정하기 전 미륵사지 석탑 복원의 방향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코모스는 현지실사에 앞선 지난해 8월21일,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된 8개 유적 지도와 함께 미륵사지에 대해서는 석탑 복원을 위한 대형 가건물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이런 부분에 대한 답변을 포함한 세계유산 수정 등재신청서를 9월8일 제출했다.
이를 토대로 이코모스는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이코모스 중국위원회 집행위원인 왕리준(Wang Lijun) 씨를 파견해 현지 실사를 했다.
하지만 이코모스는 같은 12월에 열린 이코모스 패널회의 결과에 따라 한국정부에 대해 미륵사지 서탑의 재건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다시 요청했다. 문화재청은 그에 대한 상세한 답변서를 지난 2월16일 제출했다.
두 차례 걸친 답변서에서 문화재청은 "미륵사지 동탑은 불안정한 상태로 잔존한 서탑에 근거해 재건했다"면서 "서탑은 가설 덧집 안에서 해체 복원이 진행 중이며 잔존한 6층까지 부분 복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검토한 이코모스는 "당사국(한국)은 수행 중인 (서탑) 복원 과정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출했다"면서 "이코모스는 그 과정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평가하면서 세계유산위원회에는 미륵사지를 포함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에 등재해도 좋다고 권고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부분 복원이 아닌 완전 복원으로의 석탑 복원안 변경은 세계유산 등재 조건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파악된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28일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현장공개설명회'를 통해 6층까지의 부분 복원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복원안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지 여론은 '완전복원'을 요구했다.
문화재청은 불완전하게 남은 미륵사지 서탑을 2층까지는 완전 복원하고 3∼6층은 부분 복원할 방침이다.
이 탑은 백제 당시에는 9층이었다고 추정되지만, 이 역시 추정일 뿐 아무런 근거도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 반대편 동탑은 터만 남은 상태에서 발굴을 완료하고 현재는 9층으로 복원한 석탑을 세워놓았지만, 흉물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유산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오랜 토론을 거쳐 부분 복원을 결정하고, 더구나 이 방식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약속까지 받은 문화재청이 왜 어제와 같은 설명회를 개최해 분란을 자초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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